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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08일(土)
(1101) 53장 활기가 국력이다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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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안종관이 말했다.

“예상하고 계셨겠지만 북한 김동일 총리가 공생당에 입당하게 됩니다. 그러면 민생당에서 공생당으로 옮겨오는 세력과 남는 세력도 있겠지요…….”

고정규가 숨을 죽였다. 지금 서동수는 대마도 정벌보다 더 큰 국가대사(國家大事)를 털어놓고 있는 것이다. 물론 김동일이 서동수의 후계자가 되리라는 예상은 했다. 그것은 세계인이 다 안다. 그런데 야당대표를 찾아와 미리 말해주다니, 한국 정치사에 이런 일이 있었던가? 안종관의 말이 이어졌다.

“대통령께선 사전(事前)에 예측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정치를 하신다는 생각이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때 서동수가 헛기침을 했다.

“말이 길고, 어렵고,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하지 않는 사람은 사기꾼이라고 배웠거든요.”

고정규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다시 웃었다.

“누구한테 배웠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대표께서 북한 김 총리를 만나 민족당 창당 협의를 하시지요. 김 총리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제, 제가요?”

놀란 고정규가 되물었다. 지금이야 남북한 연방제고 곧 단일정부 시대가 오겠지만 충격을 받은 것이다. 적지(敵地)에서 반란군을 결성하는 합의를 적장(敵將)한테 받으라는 말 같다. 서동수가 안종관의 말을 이었다.

“오해하실 것 없습니다. 북한도 자연스럽게 공생당 민족당 양당제로 나간다고 보면 됩니다. 북한의 민생당이 민족당과 공생당으로 나뉘게 되겠지요.”

고정규의 심장 박동이 슬슬 빨라졌다. 이제 자신이 고기가 가득한 연못으로 안내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년이 넘게 한국에서 정치를 한 터라 아직 의심이 남아있다. 혹시 저 연못으로 끌려 들어가 빠져 죽지나 않을까? 연못 바닥이 깊고 발이 박히는 펄이라면……. 그때 서동수의 말이 이어졌다.

“한국 정치사를 보면 참 부끄러운 일들이 많아요. 오죽하면 가장 신뢰받지 못한 집단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겠습니까?”

머리를 든 고정규의 눈빛이 강해졌다. ‘어쩌라고?’하는 표정이다. 아무리 그래 봤자 ‘입법의원’만 되고 나면 모두 머리를 숙인다. 뒤에서 손가락질을 하건 감자를 먹이건 이 권력을 감히 누가 깨뜨린단 말인가? 고정규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한민족에서 일기 시작하는 이 활기를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끌고 가십시다.”

그러고는 서동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이것 참.”

그때야 고정규는 자신이 한마디도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말했다.

“그럼 제가 검토를 하고 나서 김 총리께 연락을 해도 될까요?”

“곧 그쪽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서동수가 고정규에게 손을 내밀며 말을 이었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아, 예.”

서동수의 손을 잡은 고정규는 뭔가 말을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갑자기 먹먹해졌고 숨도 막혔다. 그때 저절로 입에서 말이 나왔다.

“예, 이 활기는 지켜야지요.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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