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위증 피의자만 14명… 청문회 거짓말 관행 뿌리뽑히나

일각 “입증·처벌 쉽지않은 혐의”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간 이어져 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서 위증으로 기소된 피의자는 모두 14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국회청문회와 법정 등에서의 거짓말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위증은 입증 자체가 쉽지 않은 혐의라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거짓말 근절 계기’ 분석은 재판에서 다른 피의자들의 주요 혐의가 유죄로 판명될 경우 이를 부인하는 취지로 증언한 위증 역시 유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은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만 규정돼 있다. 반면, 위증은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허위 증언을 했을 경우에 처벌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혐의 입증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상징적인 무더기 기소’로만 끝날 것이란 주장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사 당시 전·현직 고위관료 등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혐의로 줄줄이 기소하면서 ‘위증과의 전쟁’에 나선 바 있다. 1호 기소 대상은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 의결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음에도 청문회에서 이를 부인하는 취지로 거짓 증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특검은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특히 정기양(58)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와 이임순(여·64) 순천향대병원 교수에 대해서는 위증죄 하나만을 적용해 기소하기도 했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