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64% 북한 문제 외교노력 강화로 대응해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미 해군 항공모함과 자위대의 합동 훈련을 공개하는 등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일본인 가운데는 이보다 외교적 수단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오히려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군사력 강화의 명분 쌓기도 병행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4일 보도한 여론조사(22~23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미·일 등 각국이 북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64%는 “외교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앞서 NHK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오는 25일 북한의 인민군창설기념일을 앞두고 23일 ‘아시가라’와 ‘사미다레’ 등 2척의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태평양의 필리핀 앞바다 부근에서 미 항모 칼빈슨 전단과 합류해 공동 훈련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미군 측에서는 칼빈슨함을 비롯해 구축함 등 모두 3대가 훈련에 참여했다. 이번 훈련은 동중국해 등에서 북상하며 3~5일간 진행되며, 일본 서쪽 동해 상에서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미군 역시 칼빈슨 항모전단의 페이스북을 통해 “필리핀 앞바다 태평양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과의 공동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공동 훈련으로 미군과 해상자위대의 관계는 전에 없이 좋은 상태가 되고 있다”는 제임스 킬비 칼빈슨 전단 사령관(해군 소장)의 코멘트를 전했다.

일본 정치권도 국민들의 뜻과 달리 대북 군사 압박 강화에 긍정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정무조사회장은 23일 도쿄(東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을 생각하면 미·일 공동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합동 훈련이) 외교 측면에서의 해결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미국의 강력한 자세를 바탕으로 북한에 도발 자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