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3者’ 강력하지만 가능성 희박…‘2者’ 성사돼도 효과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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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安 - 洪 - 劉 ‘3자 연대’
여론조사서 文과 박빙 승부
3당 손잡기엔 입장차 너무 커

■ 安 - 劉 ‘중도 - 보수 연합’
통합정부 매개로 연대 가능성
두 후보는 독자완주 주장 계속

■ 洪 - 劉 ‘보수 통합’
한국당 주장… 현실성은 높아
폭발력 약해… 친박청산 문제도

그간 물밑에서 오가던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간 연대론이 대선을 불과 2주 앞둔 25일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勢) 싸움은 물론 이슈 싸움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 양상이 더욱 뚜렷해짐에 따라 안철수(국민의당)·홍준표(자유한국당)·유승민(바른정당) 후보가 뽑아 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결국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배경이다. 다자대결 양상을 양자 또는 3자 구도로 바꿈으로써 판도 흔들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국민의당, 한국당 등 3당 후보의 원샷 단일화는 3당의 이념적 좌표나 핵심 지지기반, 후보의 정치적 성향 등을 감안하면 현실화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 단일화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보수·중도 단일화가 차선책으로 거론된다.

유 후보와 홍 후보 간 보수 후보 단일화는 한국당이 주 발원지다. 홍 후보가 공개적으로 바른정당과 후보 단일화를 꾸준히 주장해왔으며, 바른정당 일각에서도 “문재인 당선 저지를 위해서라면 (바른정당 탈당 명분 등은) 양보할 수 있는 문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됐고,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도 당원권이 정지된 만큼 바른정당이 다시 협상에 임할 명분은 이미 갖춰졌다”고 말했다. 만일 보수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대선은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 범보수후보 간 3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2위 후보인 안 후보가 연대론에서 제외된 만큼 그 폭발력도 3당 단일화보다 현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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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보수·중도 단일화도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에서 통합정부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바른정당을 포함한 보수·중도 인사들의 내각 참여를 공언하는 순간 사실상 단일화 협상은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도 바른정당의 이러한 요구에 맞장구를 치듯 “통합내각 구성을 후보연설, 기자회견에서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동영 중앙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5월 9일(대선) 승리하면 5월 10일 협치와 통합 내각의 내용이 무엇이라고 구체적으로 줘서, 미래의 정치가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유 후보와 안 후보가 독자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 최대 난제다. 유승민 캠프의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바른정당 창당이 문재인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것인가”라며 “반문연대를 위한 단일화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3당 간 단일화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성사만 된다면 파괴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한국당과 그에 반발해 탈당한 바른정당, 탄핵을 주도한 국민의당이 손을 잡을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러나 바른정당의 한 중진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라며 “그 가능성을 제로(0)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어렵게 단일화를 해놓고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 단일화 효과를 볼 수 있느냐도 앞으로 단일화 논의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실제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다자대결에서는 타 후보들이 문 후보의 기세를 꺾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 21∼22일 실시된 조선일보와 칸타퍼블릭 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은 문 후보 37.5%, 안 후보 26.4%, 홍 후보 7.6%, 심상정 정의당 후보 3.3%, 유 후보 2.9% 순이었다. 홍·유 후보의 보수 단일화를 전제로 한 4자 대결 시에는 △문재인 38.4%, 안철수 30.6%, 홍준표 8.1%, 심상정 5.0% △문재인 38.3%, 안철수 31.3%, 유승민 5.7%, 심상정 5.5% 등으로 나왔다.

다만 문·안 후보의 양자 대결 시에는 문재인 41.4%, 안철수 41.0%로 나왔다. 이는 반문(반문재인)연대가 중도·보수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성사될 경우 예측불허의 승부가 펼쳐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3당 간 반문연대는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성사되더라도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안·홍·유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안 후보의 경우 호남 및 중도개혁 성향 지지층을, 홍·유 후보는 보수 성향 지지층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일화는 안 후보가 주장해 온 자강론과 모순될 뿐 아니라 명분 없는 권력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윤희·오남석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