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1.24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4월 28일(金)
飛行 택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성규 논설위원

1924년 6월 잡지 ‘개벽’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 ‘운수 좋은 날’은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서울 동소문 안의 인력거꾼 김 첨지의 얘기가 실화처럼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는 요새로 치면 개인택시 운전기사다. 택시와 다른 점은, 인력거에 타고서 운전을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엔진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맨손으로 인력거 채를 잡고 두 발로 땅을 밟고 내달려야 몇 푼 수입이라도 올릴 수 있다. 인력거에는 브레이크도 액셀러레이터도 없으니, 그의 몸이 단속기요 가속기다. 게다가 요금 미터기 역할도 해야 한다. 표정 연기를 곁들인 그의 입심은 곧 태코미터다. 그리고 승객을 찾고 지름길을 고르는 그의 눈과 귀와 직관은 인간 내비게이션이다.

김 첨지가 인력거 영업을 하던 1924년으로부터 4년 뒤, 서울에 택시가 들어왔다. 처음 3년 동안은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데 3원으로, 균일 요금이었다. ‘그날’ 김 첨지는 운 좋게도 동광학교 앞에서 남대문 정거장까지 1원 50전에 학생 승객 1명을 태웠다지만, 평소엔 하루 단돈 몇십 전 벌기도 어려웠다. 당시 쌀 한 가마 값이 6원쯤 했다니, 택시 요금의 무게가 느껴진다. 김 첨지 얘기가 장안에 회자될 즈음 택시들이 바람을 가르며 서울 시내를 오가기 시작했다. 그 첫 모습은 보잘것없었지만, 차차 요금 계산기에 히터와 에어컨과 오디오 세트를 갖추었다. 최근에는 좌석 열선 시트에다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등 각종 전기·전자 장비로 무장했다. 동력은 인력에서 엔진으로 바뀌었고, 그 에너지도 전기-경유·휘발유-LPG-하이브리드로 변하는 추세다.

지난 24일 미국에서 시험비행 동영상이 공개된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 카)는 택시의 운행 공간이 무한 확장될 것임을 시사한다. 또, 오는 2020년부터는 수직이착륙(VTOL) 비행 택시를 시승할 수 있을 것이란 뉴스도 있었다. 비행기 택시 아닌 하늘을 나는 자동차 택시, 곧 ‘비행(飛行) 택시’가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택시의 업역이 육상·수상에 이어 공중으로까지 넓어지는 것이다. 택시는, 요금 측정기가 달려 있는 자동차 ‘택시캡’(taxicab)을 줄인 외래어다. 앞으로 ‘땅 위를 움직이도록’ 만들었다는 승용차·자동차 같은 택시 관련 용어의 풀이도 바뀔 것이다.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하는 4차 산업혁명은 국어사전의 풀이도 판올림을 요구한다.
[ 많이 본 기사 ]
▶ 이국종 “몸부림쳐 수술해도…난 10억 적자 원흉이었다”
▶ 10년 사귀다 헤어진 중년 남녀 모두 숨진 채 발견
▶ 세월호 가족 “작은뼈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
▶ 사드 레이더 중국방향 ‘차단벽’ 설치하라는 中
▶ ‘행정해석 폐기’ 배수진 친 채… 與·野 ‘근로시간 단축’ 담판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아주대 교수회지에 심평원 수술비 삭감에 대한 비참한 심경 토로“일을 할수록 손해 불러오는 조직원…무고했으나 죄인이었다” “환자마다..
ㄴ “北귀순병 사건의 ‘맥드리미’”…WP, 이국종 교수 조명
ㄴ “이국종은 北 귀순병 사건의 ‘맥드리미’”
내일부터 논술·면접…일부대학 장소 변경 확인..
세월호 가족 “작은뼈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10년 사귀다 헤어진 중년 남녀 모두 숨진 채 발..
line
special news ‘소녀시대’ 서현 10년 몸담은 둥지 떠나 홀로..
“홀로서기 배경? 양손 쥔 것 모두 놓았을 때의 내가 궁금했죠” 10년 몸담은 둥지를 떠나 홀로..

line
“갑자기 이별”… 앙심 품고 전남친 외제차·오토..
사드 레이더 중국방향 ‘차단벽’ 설치하라는 中
한국당, 내년 초 ‘保守대통합회의’ 발족… 洪대..
photo_news
입실 촉박한데 태워다준 아버지께 큰절 올린 수험생
photo_news
‘딸바보’ 오바마 어쩌나…말리아 남자친구 생겼다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54) 61장 서유기 - 7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인공지능 로봇
mark음주에 관한 법률
topnew_title
number 무속인 아니면서 돈 받고 귀신쫓는 기도는 ..
‘스캣의 대가’ 재즈보컬 헨드릭스 별세
‘감 못잡고’…길거리서 대낮 패싸움한 사우디..
길가던 여성에 손도끼 던져…혈중알코올농..
“北, 귀순사건 후 JSA 경비병력 모두 교체…..
hot_photo
김도연·여름·다영, 수능 고사장으..
hot_photo
방탄소년단 ‘호르몬전쟁’ 뮤비도..
hot_photo
민서 “‘좋아’ 1위 실감안나…이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