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 사전투표 시작>20代 참여의지 높아… 진보 후보에 유리?

- 사전투표율과 대선 판세

투표율 높아지면 유리 전망
중도·보수 성향 후보들도
지지층 참여율 높이기 전력

4일 출발한 19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의 투표율은 지난 4·13 총선 당시 12.2%를 거뜬히 넘어선 10%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 사전 투표에서 20대 젊은 층의 사전 투표 참여율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전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야권 성향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조사에서, 투표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선거일인 5월 9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74.8%, ‘사전 투표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0.9%로 나타났다. 이 중 사전 투표일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조사 당시 14%보다 6.9%포인트 더 높았다. 중앙선관위는 대선 투표율이 통상 총선 투표율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10%대 중후반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체 조사결과 지난 총선 때 ‘사전 투표가 없었다면 투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5.58%에 달했다”며 “사전 투표가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 선거를 통해 사전 투표 인지도가 올라간 점도 사전 투표율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부터 우리나라 사전 투표와 유사한 ‘기일전 투표’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도 선거가 반복될수록 기일전 투표율이 상승하고, 기일전 투표가 전체 투표율 제고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대선에서 20대의 사전 투표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4·13 총선에서도 세대별 사전 투표율은 20∼24세가 22.4%로 가장 높았고, 19세가 18.1%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60∼69세 13.3%, 25∼19세 12.8%, 70∼79세 12.2% 순이었다. ‘젊은 층일수록 사전 투표를 많이 한다’는 통념이 수치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젊은층의 투표 참여 의지가 유독 높은데, 연휴 기간이라는 딜레마를 사전 투표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전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권 성향의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대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사전 투표율이 25%를 넘으면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야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사전 투표 참가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는 등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반면 60대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고령층의 사전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전 투표 인증샷을 올린 투표자 중 500명을 선정해 홍 후보 당선 시 청와대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진영도 ‘투표(VOTE)한 뒤, 휴가(VACATION) 가면, 승리(VICTORY)한다’는 뜻의 ‘V3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윤희·박세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