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마력 8기통 엔진 괴력… 몸이 뒤로 젖혀지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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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C63 쿠페

차로 꽉꽉 들어찬 도로에 모퉁이마다 CCTV가 달린 국내 도로 환경에서 고성능 차는 계륵(鷄肋)일지 모른다. 일반 차량보다 훨씬 비싼 차값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은 다른 차보다 한발 앞서 뛰쳐나갈 수 있는 질주본능을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 메르세데스-AMG 판매량이 44.1% 증가한 이유다. 세단, 왜건에 이어 쿠페로 탄생한 메르세데스-AMG C63 쿠페(이하 AMG C63 쿠페)를 타고 고성능 차의 매력을 경험했다.

AMG C63 쿠페의 외관은 단단하면서도 찰진 근육질의 육식동물을 연상시킨다. 큼지막한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공기 흡입구)의 앞모습은 강렬하고 운전자 머리 부분을 정점으로 떨어지는 지붕 라인은 매끈하다. 커다란 타이어 휠, 시원스레 뻗은 옆면 캐릭터라인은 정지 상태에서도 달리는 듯한 역동성이 느껴진다. 한 손에 착 감기는 D컷 타입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스포츠버킷 시트 등 실내 역시 고성능 차의 존재감을 팍팍 풍긴다.

시동을 걸자 ‘우르릉’하는 묵직하면서도 우렁찬 배기음이 심장을 흔든다. AMG C63 쿠페의 배기음은 달리는 즐거움을 완성하는 효과음이랄까.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먹잇감을 발견한 포식자처럼 뛰쳐 달리기 시작했다.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66.3㎏·m의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내뿜는 괴력은 일순 몸이 뒤로 젖혀지는 느낌을 선사하며 꽤 넉넉했던 앞차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지워버렸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로 바꾸면 차체 반응이 더 빨라지지만 컴포트 모드로도 차고 넘치는 가속감이다.

고성능 차 특유의 단단한 서스펜션(현가장치) 탓에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이 일부 있지만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만 전달한다. 급한 코너를 돌아나갈 때면 운전자와 차가 하나 된 채 노면에 착 달라붙어 돌아나가는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1억22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차값, 낮은 연비(ℓ당 7.9㎞), 불편한 뒷좌석에도 운전을 즐기는 이라면 스티어링 휠을 놓기 싫은 차임이 틀림없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