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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7일(水)
방사성 제거서 바이오에너지까지… 바닷속 ‘팔방미인 미래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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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받는 미세조류

광합성하는 수중 단세포생물
스트론튬 90%이상 감소효과

화석원료와 화학적 속성 비슷
대량생산 新에너지 자원 주목
의약품·건강식품으로도 활용

美·英 석유기업 집중 연구투자
정부, 영흥도 해양배양장 설치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는 전 세계인들에게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사고 당시 바다로 대량 유출된 스트론튬은 반감기가 30년으로 다른 방사성 물질보다 훨씬 긴 데다, 암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공포감을 배가시켰다. 일본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제염 작업을 펼쳤지만, 고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은 지난해 미국 서부 해안에서도 검출되는 등 여전히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17일 환경업계에 따르면 방사성 스트론튬을 친환경적으로 제염할 방법이 국내에서 연구돼 화제를 모았다. 비결은 미세조류였다. 미세조류는 엽록소를 갖고 있어 광합성을 하는 수중 단세포 생물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라고 불린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폐기물 처분연구부 이승엽 박사팀과 서강대 정광환·이승엽 교수팀은 지난 2014년 미세조류 ‘클로렐라 불가리스(Chlorella Vulgaris)’가 광합성을 할 때 물속의 탄산이온과 스트론튬 이온 간의 결합을 촉진해 고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을 90% 이상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용존 방사성 물질 제염은 물리·화학적 흡착 및 침전 방식으로 이뤄져 왔지만 이 방식은 비용부담이 크고 오염수를 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미세조류를 이용해 대량의 오염수를 저비용·친환경 방식으로 제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세조류는 현재 기초과학 및 기후변화 연구재료부터 건강보조식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및 활용되고 있다. 건강식품·식품첨가물·사료로 상용화에 성공한 클로렐라의 경우 세계 시장 규모가 380억 달러(2015년 기준)로 추산된다. 미세조류에 포함된 색소나 지방산, 항산화제, 항생물질 등은 의약품과 화장품 원료로도 쓰이고 있다.

특히 미세조류가 주목받는 분야는 바이오에너지다. 생명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에너지는 화석연료인 휘발유와 디젤의 화학적 속성과 유사해 활용범위가 넓다. 현재 생산·판매되는 산업적 바이오에너지의 원료는 콩, 옥수수, 사탕수수, 갈대 등 주로 육상생물자원이다. 이들 육상생물자원은 대부분 인간의 식량자원이나 가축 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다량의 자원을 에너지 생산에 이용할 경우 식량부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식량 생산 경작지가 침해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반면, 미세조류는 육상생물자원보다 △단위면적당 고생산성 △비식량 원료 자원 △비경작지 및 유휴공간 이용 가능 △해수·기수·담수·각종 폐수 및 하수 등 다양한 수자원 활용 가능 △탁월한 온실가스 저감 능력 △기존 인프라 사용으로 사회적 투자비용 저감 △바이오에너지 외에 단백질원 및 색소 형태의 고부가가치 원료 확보 가능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는 부분은 단위면적당 고생산성이다. 미세조류는 매일 두 배로 증식될 만큼 번식력이 뛰어나고 지질 함량도 높아 단위시간 및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 유타주립대 연구진은 2014년 미세조류가 1에이커(4050㎡)에서 연간 2500갤런(9460ℓ)의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바이오에너지의 원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두(180ℓ)나 옥수수(68ℓ)보다 월등한 생산성이다.

미세조류의 산업적·환경적 부가가치에 일찍 눈을 뜬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과 엑손모빌, BP, 바스프 등 세계적인 석유화학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관련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 오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27억 달러 수준이었던 바이오에너지 시장규모는 오는 2021년에는 185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바이오에너지 중 15%를 미세조류 바이오에너지가 차지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을 고려하면 2021년 미세조류 바이오에너지의 세계시장규모는 278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미세조류는 이처럼 높은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기술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다. 정부 차원에서 미세조류 관련 기술과 지적 재산권 선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490억 원을 투입해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는 2012년 인천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있는 바닷가에 해양배양장을 설치했다. 해양배양장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육상배양과 달리 대형 수조나 별도의 먹이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평가받았다. 해수부는 지난 2015년 5월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로 서울과 부산 간 차량 주행에 성공해 한국석유관리원에서 품질인증을 받는 결실을 이루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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