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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로나온 詩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7일(水)
무화과나무 아래의 회심 - 고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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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좀 바꿔 주십시오.

지금은 말고 조금 있다가요.

그때 내 나이 스물하고 둘이었어라.

스물하고 둘이었어라.

물소리 듣다 잠 깬 새벽

밀라노에 온 지 오늘로 몇 날인가.

무화과나무 아래 발가숭이 눈물 쏟으며 이번엔

왜 지금 아니고 내일 내일인가요.

탄식할 때 하늘엔 듯 꿈엔 듯 아이들 노래 소리

‘들고 읽어라, 들고 읽어라!’

경전 펼치고 첫눈 들어온 곳 읽으니

오 빛이 있어라. 빛이 있어라.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등짝을 후려치는 장대 뿌리 소금기둥

먹장 걷고 해 비추니 섬광이 눈부셔라.

비로소 말문 트이고 귀 열리던 그날

내 나이 서른하고 둘이어라. 서른하고 둘이어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약력 : 1963년 경남 남해 출생.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등.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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