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로하니에 “가치없다”…연임 저지 총공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란 내일 大選 투표

자기 웹사이트에 비판글 올려
보수 결집… 라이시 밀어주기
여론조사선 로하니 지지 61%
신뢰도 낮아 재선 여부 불확실

19일 실시되는 이란 대선을 하루 앞두고 강경보수파를 지지하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가 중도개혁파 후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유세 내용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을 저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돼 대선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 이란의 국정 전반에 대한 최고 결정권을 가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로하니 대통령의 유세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는 “대선 토론에서 이란 국가에 가치가 없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민의 참여가 그 모든 것을 지울 것”이라고 투표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대선 후보 가운데 특정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글이 로하니 대통령을 저격한 비판 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선거 막판에 강경보수파를 결집시켜 검찰총장 출신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사실상 최고지도자가 통제하고 있는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에 대해 “대선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유세 기간에 라이시를 향해 “당신이 바라는 대로 나를 욕해도 좋다. 심지어 나를 체포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제발 종교적 권력을 남용하진 말아달라”고 공격했다. 하메네이는 강경보수파 진영을 위협하는 이 같은 로하니 대통령의 행보에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메네이가 지속적으로 로하니 대통령의 경제정책 운용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반미주의자인 그는 이란의 자립을 강조해왔다. 또 자신을 둘러싼 건강 위기설이 나도는 가운데 강경보수파 후보인 라이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막판 선거 판세는 일단 로하니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워싱턴에 기반을 둔 여론조사기관 IPPO의 16일 여론조사에서 로하니 대통령 지지율은 61%, 라이시 지지율은 27%,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은 10%를 기록했다. 그러나 갈리바프 시장은 이날 라이시 지지 선언을 하며 후보를 사퇴해 그의 지지층이 라이시에게로 옮겨갈지 주목된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