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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24일(水)
감옥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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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가보지 않은 곳을 동경합니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죠. 경험해보지 못한 곳은 새로운 영감과 힐링을 주기도 합니다.

인간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도 왕성합니다. 대표적인 장소가 감옥이죠. 공무원이 돼 교정본부로 발령받지 않는다면 죄를 지어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수감자들의 삶은 공무원들도 알 수 없으니 죄짓지 않고 감옥의 삶을 경험할 순 없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감옥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자주 보입니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고, 게다가 각종 범죄자가 모이는 곳이니 과연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작가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것이죠.

최근 개봉된 영화 ‘불한당’에서는 마약 밀수 혐의로 수감된 재호(설경구)가 감옥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고 담배를 유통하며 세를 과시합니다.

이보다 먼저 소개됐던 영화 ‘프리즌’은 한 술 더 뜹니다. 장기복역수 익호(한석규)는 범죄 의뢰를 받은 후 수감된 범죄 기술자들을 모아 소위 ‘해결사’ 노릇을 합니다. 교정본부 공무원과 한통속이 돼 제집 드나들듯 외출을 하고 술판도 벌입니다.

SBS 드라마 ‘피고인’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 정우(지성)를 압박하기 위해 안하무인 재벌 2세가 일부러 범행을 저질러 같은 방에 수감되고, 교도소장과 함께 식사하며 훗날을 도모하죠.

그야말로 ‘영화 같은 설정’이고, 혹자는 “말도 안 된다”고 얘기합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거죠. 하지만 교도소 안의 삶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쉽게 단정 지을 수 없고, 일부 사실이어도 당사자들은 결코 진실을 이야기할 수 없을 거란 추측도 있습니다. ‘프리즌’을 연출한 나현 감독은 “교도소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봤는데 사회 질서가 좋으면 교도소도 잘 돌아가고, 사회가 엉망이면 교도소도 마찬가지라고 하더라”며 “그 나라가 어떤 상황인지 알려면 교도소를 보라고 했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따지고 보면 요즘처럼 감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은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타 수감자보다 월등히 큰 약 3.2평(10.6㎡) 넓이의 독방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배와 청소 등을 이유로 처음 이틀간 교도관 사무실에서 지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교도소 내부의 정치와 권력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검찰청에서 팔짱을 낀 채 ‘황제 조사’를 받았죠.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 하지 말자’는 유행어를 외치던 개그 코너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로 만들진 말자’고 외치고 싶은 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바람일 겁니다.

realyong@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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