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 후 부작용 빈혈, 수혈 대신 철분제 정맥 주사가 효과

국내 암센터 등 공동연구팀, ‘미국의학협회지’에 논문… 환자 92%에서 증상 개선효과

국내 연구진이 위암 수술의 가장 흔한 부작용인 빈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팀은 국내 7개 대형병원 위함치료 외과 의사들과 공동으로 위암 수술 후 생긴 급성 빈혈을 치료하는 데 ‘철분제 정맥주사’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이날 게재됐다.

위암 수술 후 환자가 겪는 부작용 중 가장 흔하고 위험한 게 빈혈이지만, 치료방법은 많지 않다. 수혈하거나 철분을 복용, 또는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세 가지뿐이지만, 모두 효과적이지 못하다.

연구팀은 위암 수술 후 5∼7일 사이에 혈액 내 혈색소 수치가 7∼10 g/㎗ 사이의 중간 정도 빈혈이 있었던 454명(평균 나이 61.1세)에게 ‘페릭 카르복시 말토즈스’라는 철분제를 7년에 걸쳐 정맥에 주사했다. 이 결과 환자 중 92.2%는 12주 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평균 2 g/㎗ 이상 개선됐다. 반면 위약(가짜약)을 주사한 대조군은 54%에서만 헤모글로빈 수치가 목표치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평균 혈색소 수치도 여전히 빈혈 상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철분제 정맥주사만으로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빈혈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의 부적절한 수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수술 후 빈혈 환자들에게 철분제 정맥주사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