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늦추는 韓 vs 미사일 우려하는 美… 北核인식차 확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1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 성주 부지 일반환경평가

靑 “사드, 긴급사안 아니다”
범정부 환경평가TF 첫 가동

시링 美국방 미사일방어청장
“北미사일 기술적 진전 위협”

대북 전략을 놓고 미국 정부와 청와대가 인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노출시키고 있다. 북한이 올 들어 10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 달도 채 안 돼 4번째 미사일 도발을 한 가운데 미 국방부는 북핵·미사일 기술 진전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시했지만 청와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고 누락을 문제 삼으면서 사드 문제 범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시키고 나선 것이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시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은 이날(한국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6개월에 걸쳐 나타난 북한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진전은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시링 청장은 “우리로서는 이제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에 도달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이 위협에서 수월하게 앞서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제 인지한 위협에 대처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ICBM 능력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가까운 시일 안에 ICBM의 첫 시험발사를 할 수 있지만, 실전 배치를 하려면 적어도 2020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며 “사드가 지금 당장 정말 시급하게 설치돼야 할 만한지, 법적 투명성과 절차를 생략하면서까지 (설치로) 가야 되느냐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핵·미사일 위협의 시급성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는 차이가 있는 언급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TF를 8일 오후 처음 소집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TF는 국무조정실장을 팀장으로 하고 국방부와 외교부, 환경부 차관과 국무조정실 1·2차장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환경영향평가 등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수발 동해로 발사한 이날 오전에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 오전 10시 대통령이 참석하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안보실장이 보고하고 논의할 것”이라며 “보고를 받은 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개최 여부 등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안일한 안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