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달 ‘北 무력공격’ 상정 첫 주민보호 훈련

美·中·日 3국, 北 미사일 경계심
NYT, 사드 연기 연관성에 주목

북한이 8일 강원도 원산에서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자 미국과 일본에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일본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비상 경계 및 주민보호 상태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일반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발표한 후 이틀 만에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NYT는 “문 대통령이 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에 대한 선명한 양보와 대북 정책에 관한 미국과의 불협화음 속에 사드 배치를 연기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중국 매체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CCTV 등은 한국 합동참모본부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발표 내용을 긴급 기사로 보도했다. 반 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지대함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은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도 전에 배포된 이날 조간 신문에서 군사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8일 오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의 움직임이 관계 당국에 포착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NHK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다음 달 나가사키(長崎)현에서 외부의 ‘무력공격사태’에 대비한 주민보호 훈련이 실시된다고 전했다. 야마구치(山口)현이나 아키타(秋田)현 등에서 북한의 미사일 낙하에 대비한 훈련이 실시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무력공격사태를 상정한 훈련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지(時事)통신은 일본과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 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등이 있을 경우 한·일 간 신속한 연락 및 대응 방안 조율 등을 위해 양국 국방장관이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을 조만간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핫라인 설치 방침은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민구 국방장관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 간의 회담에서 정해졌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