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또 인상… 12년만에 韓·美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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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3개월만에 0.25%P ↑
실업률 최저…경제성장 반영
하반기엔 한·미간 역전 예고
4조5000억달러 자산 축소도

미국 기준금리가 14일(현지시간) 3개월 만에 다시 0.25%포인트 인상됐다. 이날 국내 자금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1.25%)는 같아지게 됐다. 미국과 한국 기준금리가 같아진 것은 지난 2005년 6월(3.25%)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마감한 이틀간의 정례회의에서 현재 0.75∼1.00%인 기준금리를 1.00∼1.25%로 올렸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3월 0.25%포인트 인상 이래 3개월 만이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올해 들어 2번째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치인 4.3%로 떨어지는 등 양호한 경제성장을 반영한 조치로 파악됐다. Fed는 올해 모두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 올 하반기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한·미 간에 기준금리 역전현상도 발생하게 된다.

이날 Fed는 성명을 통해 “노동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경제활동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는 양호하게 상승해왔다”며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물가가 당분간 Fed의 중기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것으로, 올해 초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라고 밝혔다. Fed는 이와 함께 경제가 기대에 부응해 성장한다면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 자산(밸런스시트)에 대한 축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소 규모는 미국 국채 60억 달러, 주택담보부증권 50억 달러 등 월간 1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Fed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양적완화(QE) 과정에서 사들인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 미국 달러화(貨)에 대한 국내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날 오전 국내 증시와 환율 등은 혼조세 속에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 초반 소폭 올랐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오전 11시 20분 현재 전날 종가 대비 1% 미만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장 초반 순매도에 나섰으나 11시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로 시작했지만 오전 11시 20분 현재 0.5원 오른 1124.2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해 “금융시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회경·김만용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