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명예훼손’ 민유성, 항소심도 벌금 500만 원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신 회장 피해 정도 가볍지 않다” 인정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을 집무실에 감금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은행장 출신 민유성(63) SDJ코퍼레이션 고문에게 항소심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헌숙)는 15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민 고문에게 원심과 같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민 고문의 발언으로 호텔롯데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점은 원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 고문이 한 발언의 표현과 문맥, 당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상황 등을 종합하면 민 고문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신 회장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시켰다고 판단했다. 또 일부 발언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과 달라 허위로 볼 수 있고, 민 고문 또한 발언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어 미필적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 고문의 발언으로 신동빈 회장이 입은 손해의 내용과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그럼에도 민 고문은 신 회장에게 진정한 사과나 반성의 표시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민 고문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은 호텔롯데 대외적 영업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당시 경영권 분쟁 등이 언론보도로 널리 알려진 점 등 민 고문의 발언으로 호텔롯데 숙박업 등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측은 2015년 10월 민 고문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 통제해 신 총괄회장은 감금당한 상태나 다름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허위 사실이라며 민 고문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민 고문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약식 기소했고, 법원은 민 고문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민 고문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민 고문이 한 발언의 구체적 표현과 전체 문법 등을 살펴보면 의견처럼 보이는 것도 일부 있으나, 암시하는 방식으로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신 회장과 호텔롯데 측 피해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었다.

김리안 기자 kn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