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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6일(金)
기본료 없애면 이통3사 적자 우려… 5G 투자위축 불가피
‘요금인하 강제’ 법적근거 미약… 정부 안팎서 신중론 나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출근 시간에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음악이나 동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가 62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논란

정권이 바뀌면 매번 가계 통신비 인하가 거론된다. 올해는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가 이슈다. 기본료 명목으로 통신비 1만1000원을 일괄 인하하는 게 골자다. 특히 새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를 세 차례나 ‘퇴짜’ 놓으며 기본료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기본료 폐지를 포함한 인위적 요금인하보다는 자율경쟁 활성화가 해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본료 폐지를 둘러싼 이슈들을 10문 10답으로 풀어본다.

1 기본료란 무엇인가

태초에 기본료가 있었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출범시킨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이 지난 1984년 국내 도입한 ‘차량 통화’(카폰)부터 적용됐다. 이동통신은 전국적으로 기지국 등 네트워크를 설치해야 한다.

기본료는 네트워크의 유지·보수 비용이다. 여기에 3세대(G), 4G 롱텀에볼루션(LTE), 나아가 5G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고도화에 들어가는 비용도 일부 충당한다. 이 때문에 통화량은 물론 데이터 네트워크 이용과 관계없이 발생한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기본료를 1만1000원으로 보고 있다.

2 왜 1만1000원인가

카폰 시절, 기본료는 월 2만7000원이었다. 기본료는 1996년 이전까지 2만7000원 수준이 유지됐으나 이후 순차적으로 인하돼 현재는 1만1000원에 이르고 있다. 물론 2011년 LTE가 도입된 후 사용자들의 통신비 고지서에는 기본료 항목이 없다. 이통 3사는 LTE부터 ‘통합요금제’라는 명칭으로 기본료 항목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있다. 통합요금제는 별도의 기본료 없이 음성과 문자 데이터를 요금제에 따라 기본 제공하는 패키지 형태의 요금제다.

과거 피처폰은 기본료 항목과 함께 통화 사용량만큼 요금을 내는 정률제로 요금이 책정됐다. 이통사들은 통합요금제가 가입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3 왜 논란인가

문재인 정부는 기본료 폐지를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피처폰에 포함된 1만1000원의 기본료는 물론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도 1만1000원을 일괄적으로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통신비를 깎아주면 당장 이용자들은 반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만1000원을 기본료 명목으로 인하할 경우 추산되는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는 7조 원에 달해 이는 지난해 이통 3사 합산 영업이익 3조6000억 원을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이통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주파수할당 대가 등이 정작 이통 이용자를 위해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통 업계에서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준조세 비용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주파수할당 대가는 주파수를 이통사에 배분하며 정부가 이통사로부터 받는 준조세다. 물론 통신비에 포함돼 있다.

4 2G, 3G부터라도 하면 안 되나

초기 투자비 회수가 완료된 2G와 3G 기본료부터 폐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통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는 투자와 회수를 반복하는 이통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란 주장이다. 이통은 막대한 초기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이다. 서비스 초기엔 투자금액보다 낮은 통신요금을 적용하지만 이용자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초기 손실을 만회하고 그 수익을 바탕으로 신규 서비스에 투자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더욱이 2G와 3G의 경우 가입자가 줄고 있지만 네트워크 유지·보수 비용은 그대로기 때문에 손실이 커지게 된다.

5 이용자 위해 해야하는 거 아닌가

일단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내에서는 민간 사업자인 이통사에 요금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이용약관 인가심사, 즉 요금인가제가 있지만 이는 이통사가 요금을 올릴 경우에만 규제할 수 있고 내리라고 강제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 여기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SK텔레콤이다. 더욱이 KT와 LG유플러스의 이통 요금은 신고제로 정부가 기본료 폐지나 통신요금 인하를 강요할 법적 근거는 더더욱 없다. 최근 정부 안팎에서 기본료 폐지에 신중론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본료 폐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가 이통사에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이라며 “이런 공약은 새 정부의 통신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6 기본료 폐지되면 어떤 일이

기본료 폐지를 포함한 인위적 요금 인하는 이통사 투자 재원 축소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인 5G 네트워크 투자 위축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새로운 융합 서비스 시장 성장 저해로 나타나 다시 이용자 편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용자 편익이 줄어들면 다시 요금인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 결국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유럽연합(EU)의 경우 각종 규제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LTE 투자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이통사들이 이미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2013년 유럽의 LTE 전국망 커버리지는 48.8%에 그쳤다.

7 5G 안 하면 안되나

2G는 음성 위주의 서비스를, 3G는 데이터 서비스의 시작점을 제공했으며 LTE는 데이터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열었다.

LTE 네트워크가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주된 콘텐츠로 자리 잡게 하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5G 역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등 다양한 신산업 생태계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국내 신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성장전략이다.

8 알뜰폰 업계는 왜 반발하나

알뜰폰은 이통사로부터 네트워크를 빌려 사용한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구축이나 유지·보수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 더욱이 이통 3사가 내는 전파사용료도 감면받고 있다. 알뜰폰이 이통 3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낮은 가격에 이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기본료가 폐지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통 3사의 기본료가 폐지되면 알뜰폰이 가지고 있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통 3사로 대거 가입자의 이동이 예상된다. 최근 알뜰통신사업자협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통 3사의 기본료가 폐지되면 알뜰폰 사업자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영업적자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 이유다. 특히 이 경우 알뜰폰 업계가 고사, 다시 이통 3사 체계가 견고해질 가능성이 크다.

9 역대 정권의 통신비 인하 사례

2007년 대선 당시 통신비 20%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초 단위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전까지는 통화요금을 10초 단위로 과금했다면 이때부터는 1초 단위로 과금한 것이다. 10초 단위 과금 때는 11초를 통화하면 20초의 통화요금을 냈지만 이후부터는 11초에 해당하는 요금만 내 요금절감 효과가 생겼다. 2011년 기본료도 1000원 일괄 인하됐다. 반값 통신비를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시행했다. 기존에는 월 10만 원 이상 내야 했던 데이터 무제한 요금이 6만 원대로 낮아졌다. 1996년 도입된 후 20년간 시행됐던 가입비도 2015년 전면 폐지됐다. 물론 이통 3사의 수익성은 그때마다 떨어졌다.

10 해법은 무엇인가

시장 경쟁 활성화를 통한 서비스 강화가 해법이라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 사실 기본료 폐지가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기 전까지 이통사들은 ‘제로레이팅’ 경쟁에 돌입할 태세였다. 제로레이팅은 이통사가 콘텐츠 제공업체와 협의해 특정 콘텐츠의 트래픽 요금을 무료로 하거나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이 포켓몬고의 제작사 나이언틱과 협력해 자사 가입자가 게임 시 데이터 과금을 하지 않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KT 역시 자사 가입자가 내비게이션 ‘KT내비’를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했다. 그러나 기본료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통사 간 자율적 경쟁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임정환 기자 yom724@
e-mail 임정환 기자 / 경제산업부  임정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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