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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6일(金)
일류와 삼류 골프장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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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 아침. 약간의 부슬비가 내렸지만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클럽하우스 현관에 골프장 사장이 직접 나와서 연락을 못 받고 도착한 손님에게 휴장하게 되었음을 설명했습니다. 심한 비는 아니지만 채 자라지 않은 잔디 보호를 위해 부득이 휴장한다는 설명과 함께 손님을 식당으로 안내하며 아침 식사까지 대접했습니다. 원하는 날짜에 부킹까지 해줬습니다. 비 때문에 하루를 공(空)쳤지만, 손님은 “덕분에 집에 일찍 가게 됐다”며 연신 웃었습니다.

몇 해 전 새로 문을 연 경기도의 한 골프장. 2개의 지정 홀에서 ‘버디’를 잡는 팀에게 시원한 맥주를 서비스해 왔습니다. 안주는 별도로 돈 주고 사야 했지만 공짜 맥주가 주는 톡 쏘는 맛은 더욱 신선할 수밖에. 골프장 측에 물어봤더니 하루에 적게는 7팀, 많게는 10팀 정도가 공짜로 맥주를 즐긴다고 합니다. 고가의 경품은 아니지만 고객 감동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골프 구력 10년의 K 씨는 코스에 나가 경기보조원(캐디)에게 늘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언니, 여기 OB 말뚝이 어디 있어? 어디로 쳐야 돼?” K 씨의 스코어는 OB 말뚝 수와 늘 비례하기에 티잉 그라운드에서 OB 말뚝만 보면 공이 꼭 그쪽으로 날아가는 징크스가 있답니다. 진행을 위한답시고 도로 바로 옆에 수없이 늘어선 하얀 OB 말뚝을 넘겼다는 이유로 2타를 더 먹는 억울한 골퍼의 심정을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요. 비 오는 날 인조 고무 티를 사용한 이 골프장에서 한 골퍼가 티샷 도중 미끄러져 넘어져 구급차에 실려간 적이 있습니다. 부상을 입게 된 원인을 두고 골프장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결과는 골프장 측의 판정승. 골프장 측은 “남들은 괜찮은데 왜 당신만 넘어져 다치느냐, 그러니 손님 잘못이 더 크다”며 책임을 돌렸답니다. 틀에 박힌 6분 간격 티샷으로 18홀 도는 데 6시간이 소요되는 악명 높은 골프장이 있습니다. 이런 골프장일수록 애꿎은 캐디들이 총대(?)를 메기 일쑤죠. “사장님, 진행 좀 빨리해주세요”라며 티샷을 마친 골퍼에게 아이언 클럽 두 개를 쥐어줍니다. 그린에서도 “손님, 뒤 팀이 쫓아오네요. 먼저 올라가서 티샷 하세요” 이런 식으로 손님들을 몰아댑니다. 이 정도면 “내가 닭이냐? 그만 몰아!”라며 쏘아붙이고 싶어집니다.

골퍼들은 ‘일류’와 ‘삼류’ 골프장을 어떻게 구별할지 궁금합니다. 고객 만족과 고객 감동을 역설했던 한 골프장 사장이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해 온 한마디가 있습니다. “손님들에게 돈 아깝지 않다는 소리만 듣도록 하자”는 말입니다. ‘아! 이거야’ 하는 감탄이 나올지, ‘에고, 다시는 오나 봐라’며 한숨만 나오게 할지는 골프장 사장님 하기 나름 아닐까요?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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