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검찰’ 법무부 장관 ‘檢출신’ 총장案 유지

靑, 개혁적 인사 물색 중

안경환(69)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원인을 ‘검찰개혁’에 대한 조직적 저항 때문으로 의심하고 있는 청와대가 검찰개혁을 더욱 거세게 밀어붙일 인사를 새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하려는 기류다. ‘비(非)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전직 검찰 출신 검찰총장’ 인사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3~4명의 검찰총장 후보군은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데,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과 맞물려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청와대는 안 전 후보자 낙마를 오히려 개혁적인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지명할 이유가 더욱 커진 ‘사건’으로 해석하는 모양새다. 이르면 이번 주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방침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새 후보자는 ‘비검찰 출신’ 중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법무부의 ‘탈(脫)검찰화’를 위해서는 검찰 출신이 아닌 인사가 법무부를 이끄는 동시에 검찰총장을 지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전·현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인 백승헌(54·사법연수원 15기)·정연순(50·연수원 23기) 변호사 부부가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대법관을 지낸 전수안(65·8기) 전 대법관의 이름도 거론된다. 다만 청와대가 또 한 번 후보자가 낙마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차선책’으로 현역 의원 차출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출신의 박영선(57) 의원, ‘친(親)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55·19기) 의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위원장인 박범계(54·23기) 의원 등이 유력하다.

검찰총장 후보자 인선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검찰총장 후보자 천거는 20일 종료된다. 천거 종료 이후 10일가량 지난 시점인 29∼30일 3∼4명의 후보가 추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비검찰 출신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면, 검사 출신인 소병철(59·15기) 농협대 석좌교수와 김경수(57·17기) 전 대구고검장 중 한 사람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인선 과정에서 ‘출신 지역’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무부 장관에 호남 출신이 지명되면, 영남 출신 인사에게도 검찰총장 문이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