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벨기에서 폭탄 테러 점점 번지는 유럽의 공포

브뤼셀 중앙역서…사상자 없어
범행 전 “신은 위대하다” 외쳐
테러 현장서 무장군인이 사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이어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자살폭탄테러 공격이 발생했다. 브뤼셀 중앙역에서 폭탄을 터뜨린 용의자는 무장군인에 의해 곧바로 사살됐고,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다. 유럽에서는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도 급증하고 있어 지구촌이 테러와 증오범죄의 혼돈 속에 휩싸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8시 30분쯤 브뤼셀 중앙역에 폭탄 벨트를 두른 한 남성이 나타나 폭탄을 터뜨렸다. 비교적 작은 폭발이었던 탓에 사상자는 없었고, 현장에서 테러 경계 중이던 무장군인은 곧바로 총격을 가해 용의자를 제압했다. 용의자의 몸에서 다른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벨기에 검찰은 “이번 폭발을 테러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폭발 직전 용의자가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또 용의자가 3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폭발은 아니었지만, 충격은 매우 컸다”면서 “사람들이 서둘러 현장에서 대피했다”고 밝혔다. 브뤼셀은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테러리스트들의 주요 표적 지역 중 하나다. 지난해 3월 22일에도 브뤼셀 공항과 EU 본부 인근의 말베크 지하철역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발생, 32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이후 벨기에는 테러 재발에 대비해 경계를 대폭 강화해 왔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따르면서 이슬라모포비아 성격의 증오범죄도 급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그리스 극우 정당 ‘황금새벽당’은 이슬람 증오범죄를 지지자들에게 조직적으로 독려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인권을 위한 그리스 연맹(HLHR)’ 등 그리스 인권단체들은 “황금새벽당이 금속 너클 더스터(손가락 관절에 끼우는 무기), 곤봉, 회초리 등을 사용해 파키스탄인들을 비롯한 이주민을 공격한다”고 밝혔다.

테러가 잇따라 발생한 영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런던경찰청은 수도 런던에서 하루 평균 3.5건의 이슬람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6년 4월~2017년 3월까지 런던경찰청에 접수된 이슬람 증오범죄는 총 1260건으로 지난 2012년 4월~2013년 3월 343건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슬람 증오범죄는 테러가 발생한 직후 유독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