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해병대 캠프 사고 사망자 의사자 불인정

2013년 7월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사고로 숨진 고등학생의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의사자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소송제기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이진만)는 태안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로 숨진 이병학 군의 가족들이 “의사자로 인정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각하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는 지난해 1월 21일 아들의 의사자 불인정 처분을 통보받아 알았고 그로부터 90일이 지난 지난해 6월 15일 제기된 이 소송은 제소 기간이 지나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인간띠는 스스로 구조되기 위한 협동작업의 성격이 짙은데 이 군의 행동이 다른 학생들을 구하기 위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위였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공주사대부고 학생 약 190명은 ‘해병대 병영 체험 활동’에 참여해 훈련을 받다가 일부 학생들이 수심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파도에 휩쓸렸고 육지 쪽에 있던 학생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일부 학생을 구조했으나 이 군 등 5명이 숨졌다.

사고 후 태안군수는 이 군 등의 의사자 인정 여부를 직권으로 청구했지만 복지부는 육지로 올라왔다가 다시 친구들을 구조하러 바다에 뛰어든 이준형 군에 대해서만 의사자 결정을 내렸고, 다른 4명은 의사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해 8월에도 해병대 캠프 사고의 또 다른 사망자인 김동환·장태인 군의 유족이 의사자로 인정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구조활동을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