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中, 대규모 경제 부양 정책 없을 것”

세계경제포럼서 기조연설
“경제 안정적·내수도 개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경제는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경제부양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중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에 따른 불안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리 총리는 27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개막한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중국의 금융 리스크가 부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는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최근 대형 금융사들에 대형 민영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금융 리스크에 대한 점검을 지시했다.

신화(新華)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 내수가 세계 2위로 성장한 만큼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는 6.5% 안팎이다. 지난해의 6.5∼7.0%에 비하면 다소 낮지만 올해 들어 1분기 성장률이 1년 반 만의 최고치인 6.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채 위험이 부각하면서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리 총리는 “경제 운용이 안정적이며 내수 구조도 개선되고 있다”고 자평하고 그림자금융 등 금융 리스크에 대해 “리스크를 투명화하려고 노력 중이며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공급 측 개혁과 관련, 철광과 석탄 등 과잉공급이 문제가 된 산업에서 감산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창업과 혁신을 독려해 2014년 이후 해마다 1만4000개의 기업을 포함한 시장참여주체 4만 곳씩이 늘어났으며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리 총리는 ‘4차 산업혁명과 포용적 성장 실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세계화는 모든 사람과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더 큰 시장을,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현재 세계 경제는 불안정하고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와 (보호주의적인) 지역 정치의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