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9.25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8일(水)
‘블라인드’ 정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회평 논설위원

미국 프린스턴대 신학과 학생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을 주제로 설교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각자 준비한 설교를 할 건물로 이동해야 했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에 아픈(역할을 하는) 사람을 눕혀 놓았다. 설교 내용과 직결되는 상황 설정이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 중 단 한 명만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아픈 사람을 타 넘고 간 학생도 있었다.

임상심리학자인 매들린 L 반 헤케가 ‘블라인드 스팟’(2007)에서 누가 봐도 모순인데 자신만 모르는 사례로 인용한 실험이다.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블라인드 스팟(Blind Spot), 곧 맹점(盲點)이다. 헤케는 주관적 편견, 패턴에 갇힌 사고, 익숙함의 함정 등 자신이 못 보는 10가지 유형의 맹점을 보여준다. 맹점은 사람이 평생 자기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는 데서 생긴다. ‘물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나중에 알게 되는 건 물고기’라는 속담처럼, 남의 눈에는 빤한 것도 예사로 놓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력서에 학벌·출신지·신체조건을 배제하는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을 지시하면서 민간 기업의 협조도 구했다. 고정관념을 벗고 실력으로 승부한다면 블라인드 스팟을 극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채용 주체인 기업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삼성그룹이 1990년대 출생지·가족관계 등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않기로 한 이후 기업들은 적잖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일률적인 블라인드 채용으론 개별 기업이 원하는 인재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결론이다. 벌써 블라인드 채용 대비 사교육 업체들이 움직이고 있다.

시중의 관심은 오히려 문 대통령 자신의 채용 방식이다. 문 정부와 함께할 장관(후보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위법·비리·추문·표절 의혹으로 얼룩졌다. 문 대통령이 내걸었던 ‘인사 배제 5대 원칙’은 진작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블라인드 지명’한 것이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여기에 블라인드 스팟의 한 유형이 숨어 있다. 과거라면 낙마했을 흠결이라도 ‘선한’ 일을 하는 새 정부라면 그 잣대가 달라야 한다고 믿는 것일까.

어느 장관 후보자는 “일반 국민은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고 했다. 집권세력의 처신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정부와 다른 의견에는 날 선 공격을 일삼으면서도, 인사 참사를 지적하는 여론에는 블라인드를 치고 귀를 닫고 있다.
[ 많이 본 기사 ]
▶ 市공무원들 ‘부글’… ‘朴시장 3選’ 거부 움직임 확산
▶ 中 ‘한반도 전쟁 대비론’ 제기… “비상계획 필요해”
▶ ‘중학생 제자와 性관계’ 40대 여교사, 고교생과도…
▶ 강용석, 故김광석 부인 서해순씨 변호 거부…이유는?
▶ 추석 선물이 ‘전쟁가방’…한반도 긴장에 불안한 시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18일 공무원 또 극단적 선택 “외부인사만 중용 조직 무너져” “인사 대탕평 필요” 목소리도서울시 공무원 사이에서 시장 3선 도전을 사실..
mark추석 선물이 ‘전쟁가방’…한반도 긴장에 불안한 시민
mark故김광석 부인 서씨, 25일 JTBC ‘뉴스룸’ 출연
中 ‘한반도 전쟁 대비론’ 제기… “비상계획 필요..
‘중학생 제자와 性관계’ 40대 여교사, 고교생과..
TK·PK “보수 무혈입성은 없다”… 민주 도전장..
line
special news 아이유 “새 앨범에서 ‘故 김광석 노래’ 뺍니다..
아이유, 10월로 출시 연기 “듣는 분들 불편할 것 같아…”“듣는 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

line
낡은 ‘파견法’ 얽매인 정부… ‘不法’ 뒤집어쓴 ..
與러브콜에 親安-호남 나뉘는 국민의당
“평양 거리엔 ‘核보유 야망’이 흘러넘쳤다”
photo_news
힐링 주고 박수칠때 문닫은 ‘효리네 민박’
photo_news
강용석, 故김광석 부인 서해순씨 변호 거부…이유는?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16) 59장 기업가 - 9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결혼식 하객 예절 2
mark결혼식 하객 예절
topnew_title
number ‘이명박·최순실 재산환수단체’ 출범…여권發..
‘어떻게 내 아내와’···술자리서 성관계한 지인..
청탁금지법 여파… 공급 24% 줄였는데도 추..
“살찐 남성, 정자 줄고 질도 나빠 임신율 떨..
“脫원전은 ‘核 자위권’ 싹 자르는 일… 전략적..
hot_photo
미스 터키 하루만에 ‘왕관’ 박탈…..
hot_photo
UFC ‘마에스트로’ 김동현, 고미에..
hot_photo
상가 돌진한 음주운전 에쿠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