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21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28일(水)
‘블라인드’ 정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회평 논설위원

미국 프린스턴대 신학과 학생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을 주제로 설교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각자 준비한 설교를 할 건물로 이동해야 했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에 아픈(역할을 하는) 사람을 눕혀 놓았다. 설교 내용과 직결되는 상황 설정이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 중 단 한 명만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아픈 사람을 타 넘고 간 학생도 있었다.

임상심리학자인 매들린 L 반 헤케가 ‘블라인드 스팟’(2007)에서 누가 봐도 모순인데 자신만 모르는 사례로 인용한 실험이다.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블라인드 스팟(Blind Spot), 곧 맹점(盲點)이다. 헤케는 주관적 편견, 패턴에 갇힌 사고, 익숙함의 함정 등 자신이 못 보는 10가지 유형의 맹점을 보여준다. 맹점은 사람이 평생 자기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는 데서 생긴다. ‘물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나중에 알게 되는 건 물고기’라는 속담처럼, 남의 눈에는 빤한 것도 예사로 놓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력서에 학벌·출신지·신체조건을 배제하는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을 지시하면서 민간 기업의 협조도 구했다. 고정관념을 벗고 실력으로 승부한다면 블라인드 스팟을 극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채용 주체인 기업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삼성그룹이 1990년대 출생지·가족관계 등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않기로 한 이후 기업들은 적잖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일률적인 블라인드 채용으론 개별 기업이 원하는 인재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결론이다. 벌써 블라인드 채용 대비 사교육 업체들이 움직이고 있다.

시중의 관심은 오히려 문 대통령 자신의 채용 방식이다. 문 정부와 함께할 장관(후보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위법·비리·추문·표절 의혹으로 얼룩졌다. 문 대통령이 내걸었던 ‘인사 배제 5대 원칙’은 진작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블라인드 지명’한 것이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여기에 블라인드 스팟의 한 유형이 숨어 있다. 과거라면 낙마했을 흠결이라도 ‘선한’ 일을 하는 새 정부라면 그 잣대가 달라야 한다고 믿는 것일까.

어느 장관 후보자는 “일반 국민은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고 했다. 집권세력의 처신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정부와 다른 의견에는 날 선 공격을 일삼으면서도, 인사 참사를 지적하는 여론에는 블라인드를 치고 귀를 닫고 있다.
[ 많이 본 기사 ]
▶ 현금 들고 강남아파트 산 원세훈 자녀…계수기로 돈 셌다..
▶ ‘여관참사’ 숨진 모녀 3명 신원확인…30대 어머니에 10대..
▶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우리선수 최소 셋은 운다
▶ ‘여관참사’ 세 모녀, 두 딸 방학 맞아 서울 여행 첫날 참변
▶ 2년 전은 잊어라··· 정현 ‘무결점’ 조코비치까지 잡을까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자녀가 고가의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사면서 집값을 모두 현금으로 치른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검찰은 원 ..
mark‘여관참사’ 숨진 모녀 3명 신원확인…30대 어머니에 10대 딸 2명..
mark‘상상암’ 던진 ‘황금빛 내인생’…“작가가 반응 예상하며 준비”
‘여관참사’ 세 모녀, 두 딸 방학 맞아 서울 여행 첫날..
현송월, 강릉 공연장 점검…취재진 질문엔 ‘묵묵부..
우상호, 서울시장 출마선언…“미세먼지 보여주기행..
line
special news 2년 전은 잊어라··· 정현 ‘무결점’ 조코비치까지 잡..
즈베레프 상대로 9경기 만에 처음으로 ‘톱 10’ 격파가디언 “정현, 조코비치 힘들게 만들 상대”팔꿈치 부상..

line
南선발대 12명 23일 금강산행…北선발대 8명 25일..
한국당 “文정권 ‘평양올림픽’ 선언…정치논리로 얼..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우리선수 최소 셋은 운다
photo_news
모피 목도리 두르고 서울 온 北현송월, ‘존재감..
photo_news
생일 맞는 문 대통령…선물로 ‘문재인 시계’ 받..
line
[Fifty+]
illust
무작정 배운 커피… 향긋한 ‘제2의 인생’
[인터넷 유머]
mark나 혼자 서 있는 게 아니구먼 mark충청도 식 계좌번호
topnew_title
number 백화점 승강기 2m 아래로 내려앉아…1명 사..
10대 여학생 유인해 성폭행…성매매 강요까..
美 연방정부 4년여만에 ‘셧다운’… 필수기능..
성매매 거부당하자 여관에 ‘홧김 방화’…5명..
박원순, 안철수에 역공… “무조건 비난에 절..
hot_photo
GFC02 계체량 나타난 글리몬걸
hot_photo
‘섹시’ 청하, 매력 담은 새앨범 발..
hot_photo
한은정, 시스루 초미니 원피스 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