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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04일(火)
동맹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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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동맹(同盟)은 구약성서에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예레미야 37장에 유대 나라가 생존을 위해 바빌론, 이집트와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선지자의 가르침이 기록돼 있다. 기원전 5세기 델로스동맹과 펠로폰네소스동맹의 대결은 그리스의 쇠락을 가져왔고, 11세기에 시작된 십자군 동맹의 예루살렘 원정은 지역적으로 유럽과 중동, 종교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갈등하는 기원이 됐으며, 그 여파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20세기 들어 동맹이 국가와 지역 단위를 넘어 전 세계를 바꿀 만한 위력을 갖게 되자, 그 성격을 규정하는 ‘형용사’가 붙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빅 3’였던 미국·소련·영국 간의 동맹인데, ‘웅대한 동맹(Grand Alliance)’이라고 역사가들은 부른다.

1953년 상호방위조약 체결로 탄생한 한·미 동맹은 북한의 위협을 억지하고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을 잡아주는 ‘핵심축(linchpin)’ 역할을 해오고 있지만, 양국 정권의 성격에 따라 부침이 있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각각 정권을 잡았던 시기의 한·미 동맹은 몹시 불편해져 ‘이혼을 앞둔 부부’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 당시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은 역(逆)으로 한·미 동맹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동맹”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은 6·25 때 3만6000명이 넘는 장병이 희생됐고, 한국은 베트남전·걸프전·이라크전·아프간전 등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벌인 주요 전쟁에 모두 참전한 유일한 동맹이라는 것. 또 한미연합사는 한국군과 미군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세계 군 역사상 최고의 동맹 기구일 것”이라는 평가도 함께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을 ‘위대한 동맹국(Great Ally)’이라고 칭했다. 문 대통령은 그 말을 받아 지난달 30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위대한 동맹’ ‘고마운 동맹’이라고 역설했다. 한·미 관계가 비교적 순탄했던 시기에는 동맹 앞에 거창한 형용사가 자주 등장하지 않았다. 한·미 관계가 껄끄러워질 듯할 때마다 두 나라에서 ‘최고의 동맹’ ‘위대한 동맹’이라는 찬사가 나오는 현실이 역설적이다. 개인 간 사랑이든, 국가 간 동맹이든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미로(迷路)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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