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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0일(月)
비트코인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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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일반인의 입에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개인정보 해킹 피해가 발생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게 결정적 계기다. 직원 PC가 해킹되면서 3만여 명의 정보가 새나갔고, 이용자 수백 명은 자금인출 피해도 봤다. 금감원이 검·경에 넘긴 관련 범죄만도 올들어 60여 건에 달한다.

9년 전 등장한 비트코인은 온라인거래의 수단이 되는 가상화폐다.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개발자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닉네임만 알려져 있을 뿐 정체불명이다. 그가 한 발언은 이 화폐의 탄생배경과 실체를 말해준다. “기존화폐는 중앙은행이 화폐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신뢰로 작동했다. 하지만 이 믿음이 깨졌다. 은행이 우리가 맡긴 돈을 잘 보관하고 전달할 것으로 믿었건만 그들은 그 돈을 함부로 대출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세계금융이 불안할수록 더 오른다. 금과 속성이 같다는 얘기다. 채굴(mining)도 가능하다. 다만 금을 캐려면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지만 비트코인은 최고 사양의 컴퓨터만 있으면 개발자가 고안한 수학적 알고리즘에 따라 누구나 캘 수 있다. 10분에 한 번씩 바뀌는 64자리 숫자·알파벳 조합을 맞추면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새 투자처로 부상한 가상화폐의 세계 시장규모는 80조 원에 이른다. ‘한탕·한방주의’가 강한 일부 우리 국민이 이 시장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이미 투기 광풍 조짐이다. 지난 6월 29일 빗썸 거래량이 22만7643비트코인을 기록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연초 100만 원 수준이던 개당 가격도 300만∼400만 원대로 치솟았다. 여기저기서 대박이 터졌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자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연히 법적·제도적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상화폐 영업을 위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도록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거나 거래 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어설픈 규제가 막 태동한 산업의 싹을 잘라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투기를 잡겠다며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바람에 세계 부동의 1위 거래량 자리를 지켰던 파생상품 시장이 단방에 쪼그라든 전례가 있지 않던가. 가상화폐를 ‘4차 산업혁명’의 꽃이라며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일본의 행보도 께름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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