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까지 준비… ‘스마트 잼버리’ 꿈꾸는 새만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8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한국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잼버리는 세계 최대의 청소년 야영대회로 참가자들이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자비로 부담한다.

2023년 제25회 세계 잼버리 유치 총력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한국관광공사 등이 합심해 전 세계 163개국 청소년 5만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 잼버리 한국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잼버리는 세계 스카우트연맹에서 4년마다 개최하는 전 세계적인 야영대회. 2015년에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열렸고 오는 2019년 대회는 미국 버지니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이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잼버리는 오는 2023년 열리는 제25회 대회다. 한국은 26년 전인 1991년에 이 대회를 강원 고성에서 개최한 적이 있으니, 이번 유치에 성공한다면 32년 만에 다시 세계잼버리를 열게 되는 셈이다. 세계잼버리를 2회 이상 개최한 나라는 영국, 미국 등 5개국. 이번 유치에 성공한다면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2회 개최기록을 세우게 된다.

2023년 세계잼버리 개최지 결정은 한 달쯤 뒤인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한국은 폴란드와 함께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최지 결정은 세계스카우트 연맹 회원국 163개국이 국가당 6표씩을 행사해 모두 978표의 투표결과로 이뤄진다. 그동안 접촉 회원국을 조사해 잠정 표 수를 계산해본 결과, 지금까지는 빅빙의 우세라는 게 유치단 측의 설명이다. 한국스카우트연맹 관계자는 “아주 보수적으로 본다고 해도 지금까지는 51대 49로 폴란드에 앞서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효과 얼마나…

세계잼버리는 전 세계 청소년 5만 명이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인다는 행사의 규모도 규모지만, 대회 개최를 통해 거둘 수 있는 막대한 국가 이미지 개선 효과 때문에 국가 간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대회 개최 시 미래세대인 각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해외 야영경험은 개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1991년 강원 고성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잼버리는 국가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잼버리에 참여하는 각국의 청소년 중 상당수가 국가의 리더로 커나가기 때문에 이미지 제고 효과는 기대보다 훨씬 더 크다.

청소년 5만 명(해외참가 인원 4만 명)이 전액 자비부담으로 참가하는 대회니만큼 경제적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 연구원이 분석한 세계잼버리 생산 유발효과는 800억 원. 부가가치 효과도 300억 원에 달하고, 1000명의 고용창출도 예측된다. 새만금 지역을 대회 개최지로 활용하면서 새만금 국제공항과 철도, 고속도로 등 인프라 조기 완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돼 새만금 투자 유치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세계잼버리는 야영으로 진행되는 만큼 대규모 숙소건설이 필요치 않아 개최 후 숙소 인프라 활용 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도 있다.

◇정부·지자체, 그리고 공기업의 협업

이번 세계 잼버리대회 유치 과정에서 돋보이는 건 정부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공기업 간의 협업과 입체적인 지원 시스템이다. 새만금 관광레저 용지가 개최예정 지역으로 결정되면서 유치활동의 진두지휘는 전북도가 맡았다. 외교부는 회원국 우호 표 확보를 위해 외교전 등 전방 지원에 나서고 있고,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프로그램과 홍보지원 등 후방을 맡았다.

이 가운데 특히 국제행사를 지원하고 홍보물 제작 등에 팔을 걷어붙인 한국관광공사의 활약이 눈부시다. 유치단이 주요국가를 방문, 홍보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관광공사는 해외 지사를 통해 가이드 북 홍보물 등 물품을 적극 제작 지원했다. 아·태지역 지도자 서밋 행사에서 한국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공연을 지원하기도 했고, 잼버리 대회와 연계한 사전·사후 관광프로그램 지원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잼버리 어떻게 치러지나

한국이 대회 유치에 성공하게 되면 2023년 세계잼버리는 전북 부안의 새만금 관광레저 용지에서 치러지게 된다. 9.9㎢(약 300만 평)에 달하는 세계 잼버리장은 대집회장과 전시관, 편의시설을 가운데 두고 이를 야영공간이 둘러싸는 방사형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전북도와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부안 세계잼버리를 ‘스마트 잼버리’로 치를 계획이다. 행사장 전역에 와이파이 환경을 구축하고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참가자들과 쌍방향 정보를 주고받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모험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있다. 이와 함께 GPS 기반의 개인 위치정보 비컨 앱 개발을 통해 참가자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확인, 안전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부안 새만금 잼버리장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산과 강, 바다와 갯벌 등 자연이 있고 한국전통문화 체험 장소도 곳곳에 있다. 따라서 행사장 울타리를 넘어 새만금의 다양한 자연환경과 함께 백제 문화유적지, 고인돌 군락 등 인근 문화유적지 등을 활용한 잼버리 활동도 벌이게 된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