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만델라의 ‘화해’ 정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노주코 글로리아 밤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가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에서 남아공 국화인 프로테아를 들고 유엔의 ‘넬슨 만델라의 날(7월 18일)’ 제정 의미와 한·남아공 관계 등을 설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오늘 ‘만델라의 날’… 노주코 밤 남아공 대사 인터뷰

“지금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넬슨 만델라의 ‘화해’ 정신입니다.”

노주코 글로리아 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는 유엔이 지정한 7월 18일 ‘넬슨 만델라의 날’을 맞아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 남아공대사관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세계에 남긴 ‘화해·용서·박애’의 유산 가운데 현재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화해’를 꼽으며 “정치적으로 각각 다른 의견이 있고 정당 간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성숙한 민주화로 가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2013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생일인 7월 18일을 넬슨 만델라의 날로 지정하고, 만델라가 인권과 평화를 위해 67년간 투쟁했듯이 다른 사람을 위해 67분간 봉사하는 날로 선포했다.

주한 남아공대사관은 이후 매년 한국의 양로원 및 보육원을 방문해 자원봉사를 하거나, 대학에 방문해 만델라의 정신을 강연하는 등 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도 주한 남아공대사관은 소년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주한 남아공 대사로 부임해 3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주코 밤 대사는 “수년간 자원봉사를 이어가면서 다양한 국제기관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커뮤니티에서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라고 한국 기관들의 동참을 부탁했다.

1998년 이후 북한과도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남아공은 최근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강하게 지탄했다. 노주코 밤 대사는 “남아공도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핵무기의 단점을 알기에 스스로 핵을 폐기했다”며 “어느 국가든 평화적 목적을 위해 핵을 개발할 권리는 있지만, 이는 평화적 목적일 때만 용인될 수 있으며 지속적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남아공은 수년간 북한 측에 6자회담으로 돌아오라고 요청했으며, 유엔이 결정하는 북한 제재에 남아공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은 과거 핵무장 국가였으나, 1991년 핵무기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을 선언했고 2년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사를 거친 뒤 핵무기를 폐기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만델라 전 대통령이 생전에 늘 강조했던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노주코 밤 대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은 서로가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대화를 가장 강조하셨다”며 “대화를 통해 서로를 발견하고, 상대방이 다가올 여지를 주면 그 와중에 공통된 이슈가 생기면서 차이를 조정하고 해결책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현재 아프리카 최대 부국으로, 한국의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다. 노주코 밤 대사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한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뒤처져 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를 식민화했던 경험이 없기에 남아공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한국 기업들은 남아공의 산업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교육 관련 양해각서(MOU)를 통해 남아공의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주코 밤 대사는 한국과 남아공의 외교관계 발전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현재 한국 외교부와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는 정책협의회라는 차관급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며 “이를 장관급회의로 격상시켜 한·남아공의 외교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