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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황진선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19일(水)
검찰 개혁, 독립과 견제 모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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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논설위원

검찰이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정권 안보를 위한 수사를 하는 이유는 정치권력 탓인가, ‘무소불위’라는 검찰의 형사사법적 권한 탓인가. 법조언론인클럽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국민을 위한 법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연 기념 세미나에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석한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검찰 개혁의 향방을 가를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 거의 정반대의 시각을 드러냈다.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의 공동 저자인 김 교수와,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 변호사는 각각 문재인 정부와 검찰의 개혁 논리를 대변했다.

김 변호사는 정치권력 책임론을 내세웠다. ‘우병우 사단’ 논란을 검찰과 정치권력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로 소개했다. 우 전 민정수석이 인사권을 무기로 검찰에 수시로 직접 전화를 걸어 수사에 개입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했다. 청와대가 민정수석을 통해 검찰을 장악했기 때문에 검찰이 정치화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현 서울중앙지검장) 검사처럼, 정권의 뜻을 거스르는 수사를 했을 때 곧바로 인사에서 배제될 수 있는 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의 독립만 강조하면 견제 없이 수사권을 남용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실한 통제 장치와 수사 결과에 책임을 묻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가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얼마든지 인사를 할 수 있기에,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수사를 위해 노력한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검찰 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검사 인사를 중심으로 한 검찰의 독립성 보장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권을 분산·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과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모태가 된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별도의 수사 기구를 설치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검사가 경찰의 수사를 지휘·감독하는 국가도 유럽평의회 47개 회원국 중 40개국에 이른다고 했다.

반면에 김 교수는 검찰에 권한이 집중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우리처럼 검사가 수사지휘권,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검찰은 어떤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도 있고, 축소·묵살하거나 심지어 조작할 수도 있다. 정치권력이 정권 안보 등을 위해 검찰 권력을 이용하는 것은 검찰이 형사사법 절차의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권 등을 앞세워 검찰을 이용하기 쉬운 구조인 데다 검찰 스스로 정치권력과 협조하고 권력화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검찰이 형사사법적 권한을 좌우할 수 없다면 정치권력이 검찰을 장악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검찰권의 분산이 검찰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윤회 씨 사건을 예로 들었다. 정 씨 동향 사건이 문건 유출 사건으로 바뀌게 된 것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우 민정비서관의 기획에 따라 정치권력화한 검찰이 정 씨 등 ‘문고리 3인방’의 동향, 곧 국정 농단을 덮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사, 예산, 집행 등을 검사들 손에 맡기자는 ‘검찰 완전 독립론’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위협받는 원인은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권한은 그대로 두고 검찰을 독립시키면 정치 권력화와 부패를 막을 수 없고 누구도 견제하지 못하는 ‘괴물’이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쪽이 옳을까. 물론 정권 책임론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러나 검찰 인사의 독립만으로 검찰이 개혁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른 견제와 감시가 없으면 권력기관은 물론 어느 조직이라도 부패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곧 검찰 개혁을 이끌 박상기 법무부 장관 체제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박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의로운 검사들이 검찰 핵심 부서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이 신임 검찰총장과 함께 안정 속의 개혁을 잘 이끌어 검찰이 공익의 대변자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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