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뭇매에 속수무책 롯데… 연말까지 피해액 1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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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정상회담에 기대했지만
무산기류에 사태 장기화 조짐
올 손실액 이미 5000억 넘어
中사업 구조조정 검토에 나서

정부 무대책 비판목소리 고조

롯데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으로부터 집중적인 ‘표적 보복’을 당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국 사업 피해로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국내 롯데면세점을 뺀 중국 사업 피해만 1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단일 기업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8월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무산 기류가 감지되고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자 사업장 매각 조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급부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국방·외교 정책에 협조한 민간기업이 이젠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난타당하는데도 불구, 정부 차원의 구제 노력이나 중재는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와 롯데 계열사 안팎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장 누적 손실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중국 전체 매장 112개 중 87개가 중국 당국의 강제 소방점검 등으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마트 월 매출(940억 원)과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포함하면 월 1000억 원씩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5개월째 사업장이 강제로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 속에 롯데는 현지 임대인들로부터 영업 손실 및 건물 이미지 훼손을 당했다며 수수료 인상 요구를 받는 등 어처구니없는 시달림도 받고 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설령 양국 간에 사드 현안이 풀린다 해도 휴직하고 있는 1만2000명의 현지 직원 중 1000여 명이 이미 이직을 해버려 정상화까지는 또 시간이 걸리고 매출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현지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년 전 중국인을 대부분 고용했고, 법인장 역시 ‘관시(關係)’를 중시해 중국인을 임명했다.

롯데마트가 국내에서는 역시 유커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함께 당면한 롯데그룹의 양대 고민으로 떠오름에 따라 더는 버려둘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고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롯데그룹 차원에서 8, 9월쯤에는 중국 사업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마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사업 자체를 철수한다거나 인력 구조조정은 없겠지만, 사업 존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사업장부터 시설 매각을 포함한 효율화 작업과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