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청소노동자 전원 정규직 채용

자회사 설립 140명 고용 승계

경희대가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연세대와 홍익대 등 주요 대학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내부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경희대 조치가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희대는 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가 이달 초 자회사 ‘케이에코텍’을 설립해 청소노동자 140명 전원을 직접 고용했다고 26일 밝혔다. 2015년 학내에서 청소노동자 직접 고용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한 지 약 2년 만에 이뤄진 결과다. 경희대는 비영리 조직인 대학이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 법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산학협력단 자회사가 노동자들과 계약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청소노동자들은 케이에코텍과 고용계약을 체결해 7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게 됐다. 케이에코텍은 애초 청소노동자들을 고용했던 용역업체로부터 4대 보험도 모두 승계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이날 “케이에코텍과 학교 청소노동자 노조가 다음 달 초쯤 임금과 복지, 근로환경 등을 놓고 교섭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회사 경영에 노동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경희의료원 이용 등 직원 복지에 관한 요구사항을 케이에코텍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는 학교 측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을 놓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 공공서비스지부 산하 연세대 비정규직 노조는 25일 시급을 6950원에서 7780원으로 830원 인상할 것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고려대, 홍익대, 숙명여대 비정규직 노조도 시급 인상 집회를 진행 중이다. 서경지부 관계자는 “인상 요구를 관철할 때까지 투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화여대와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덕여대, 덕성여대, 광운대 등은 비정규직 시급을 830원 인상해 7780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김현아·전현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