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공간>‘탄생 100주년’ 장욱진 화백은… 까치·나무·아이·마을 천진난만한 순수 화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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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1917∼1990) 화백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따라 장 화백을 기리는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 양주시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지난 5월 26일부터 장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상설전시회 ‘장욱진 삶과 예술세계’가 열리고 있으며 지난 24일에는 가나문화재단과 장욱진미술재단이 함께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인사아트센터에서 ‘장욱진 백년, 인사동 라인에 서다’전이 개막했다.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의 거장 중 한 명인 장 화백은 서양화가 한국에 유입되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1990년대 현대 미술이 번성한 시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적인 소재와 주제로, 절제된 소박함과 단순함의 조형미로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1917년 충남 연기군 동면에서 대지주 가문의 4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난 장욱진은 어릴 적부터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소학교 재학시절 몸을 온통 새까맣게 칠하고 눈만 하얗게 그린 까치로 최하점수를 받았으나 일본인 미술선생의 배려로 까치 작품을 ‘전일본소학생미전’에 출품하여 1등상을 받는다.

이후 그는 부상으로 받은 유화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조선일보사가 주최한 제2회 전조선 학생미술전람회(1937)에서 최고상을 수상했고 1939년 도쿄제국미술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로 접어든다. 6·25전쟁이 끝나자 장 화백은 서울대 미대 교수(1954∼1960)로 후학들을 가르쳤으나 6년 만에 그만두고 작품창작에 매진했다.

장 화백은 “나는 심플하다”라는 그의 말대로 체면과 권위에서 벗어나려고 애썼고 평생을 아이, 어른 모두 좋아하는 단순한 그림을 그렸다.

그는 덕소 시절(1963∼1975), 명륜동 시절(1975∼1979), 수안보 시절(1980∼1985), 신갈 시절(1986∼1990)을 거치며 까치, 가족, 새, 나무, 마을, 아이 등 지극히 소박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순수함과 선함을 표현하며 자신만의 초연한 예술세계를 정립했다.

한편 장 화백은 부인 이순경(98) 여사와의 사이에 정순(76), 경수(73), 희순(69), 혜수(66), 윤미(63) 등 1남 4녀를 두었다. 장남인 정순 씨는 인하대 의대 명예교수이며 장녀인 경수 씨와 차녀인 희순 씨가 각각 경운박물관 관장, 염색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