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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1일(金)
어린 골프선수와 ‘헬리콥터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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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破 깨려고 하면 붙고, 붙으려고 하면 깨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골프의 매력은 매일 자신의 스코어를 깨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2017년 작. 김영화 화백
여자골프선수 A는 골프 재능과 놀라운 집중력, 그리고 훤칠한 키와 미모를 갖췄다. 관심을 두고 A의 일상을 살펴봤으며 장래성과 스타성이 충분하다는 걸 직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장단점과 골프의 특징을 스스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을 부모가 대신해주고 있었다. A에게 관심을 갖고 있던 골프용품 업체에서 계약과 지원 협의를 위해 만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A와 만나기로 한 약속은 곧 깨졌다. 부모가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면서 관여했고 또 약속 장소로 함께 오겠다고 해서다. 용품사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용품사 대표는 골프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 스스로 풀어나가는 운동이지만, 우리 골프선수들의 부모들은 지나치게 자식에게 관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앞으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이런 유형의 선수들과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린 골프선수와 그 부모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관계다. 선수는 “부모님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말하고, 부모는 “우리가 있어야 우리 애가 잘한다”고 믿는다. 기우에 불과한 것 같다. 인간은 동물과 달라 언제나 위기에서 벗어나고, 또 그 위기를 통해 거듭난다. 인류가 멸종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위기를 극복할 줄 알기 때문이다. 골프만큼 다양한 위기에 봉착하는 스포츠도 없다.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생각하고, 연구하다 보면 어느새 성취감은 배가 된다.

어린 새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 새는 냉정하리만큼 둥지를 떠나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새끼들을 둥지에서 떨어뜨려 물가로 데리고 가 먹이를 얻는 법을 가르친다. 먹이를 물고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새끼가 날아오기를 기다린다. 날아오는 법, 먹이를 얻는 법을 배우면 과감하게 둥지에서 떠나보내 홀로서기를 시킨다.

요즘 골프선수 중 아주 핫한 선수가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유현주다.

23세가 된 그 역시 여느 선수처럼 부모를 통해 골프를 배웠고 또 부모의 보호 아래 선수로 활동했다. 유현주는 “어느 날 뒤돌아보니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2년 전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했다. 그는 올 시즌 존재감을 드러내며 서서히 우승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둥지를 떠날 때가 되면 냉정하게 떠나보내야 한다. 너무 딱해서 매일 먹이를 물어다 주다 보면 이미 몸집은 커져 나는 법을 잊어버리고 그로 인해 먹이를 잡는 법도 모르게 된다. 벙커에 자꾸 빠져야 벙커 탈출 법을 안다. 불안해하지 말고 선수가 성인이 되면 둥지서 박차고 나갈 수 있도록 빗장을 열어줘야 한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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