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明과 暗>금융권 ‘메기 효과’ 톡톡히… 수익· 건전성은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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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자본금 8000억으로 늘려
수요 몰리며 건전성 관리 비상

6개월만에 상품판매 중단현상
시스템 과부하 고객불편 심화

지난 3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7월 말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며 금융권에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을 전면에 내건 지 6개월도 채 안 돼 상품 판매 중단 현상이 나타나고 시스템 과부하에 따른 고객 불편이 잇따르며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3년 만에 첫 신규 은행 출현에 따른 금융권 혁신이 자칫 ‘찻잔 속 돌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최근 예상시점보다 최소 6개월 이상 빨리 자본금 확충에 나섰다. 지난 10일 케이뱅크가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말까지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카카오뱅크도 출범 보름여만인 11일 자본금을 현행 30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이 조기 증자에 나선 이유는 신용대출에 엄청난 수요가 몰리면서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최소 8%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 하는데 위험자산인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8% 유지가 쉽지 않은 상태가 된 것이다.

대출 중단, 상담 지연, 대출한도 축소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시스템과 인력 부족으로 고객들 사이에서 “대출받는 게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체크카드 배송도 평균 4주나 걸리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도 ‘실탄’(자본)이 바닥나면서 지난 6월 인기상품이었던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단순 여·수신 실적이 아닌 연체율 등의 지표도 반드시 짚어봐야 할 요소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최소 1년 6개월은 지켜봐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여신의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면서 “대손 충당금 관리와 연체시 채권관리를 담당할 인력이 충분한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