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설계하는 퇴직금 운용…‘절세 보너스’도 받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 김연아 기자 yuna@

- 뜨는 ‘IRP’…어떤 상품인가

퇴직금 연금계좌에 적립후
55세 수령때까지 자산운용

지난달부터 가입 대상 확대
자영업자 등 소득있으면 허용

개인연금 포함 年700만 한도
13.2%~16.5%까지 세액공제

금융사별 수수료·수익률 등
금융포털 ‘파인’서 비교 가능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가입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IRP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IRP는 고령화 시대에 노후 은퇴자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절세’를 위한 재테크로서도 주목받는 만큼 직장인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퇴직연금사업자들도 IRP 시장을 주목하며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절세 효과가 장점인 IRP = IRP는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 3대 보장체계를 이루는 퇴직연금 제도의 하나다. 퇴직금이나 여윳돈을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한 다음, 일시금으로 찾거나 만 55세부터 10년 이상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그동안 IRP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퇴직자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에 1년 이상 재직한 노동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자영업자를 비롯해 공무원, 군인, 교직원 등 소득이 있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이 낮아지면서 저변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RP는 개인이 퇴직연금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부터 기존 퇴직연금제도와 다르다. 또 소득이 발생할 때마다 붙는 세금을 그때그때 떼지 않고 연금을 수령할 때 낼 수 있게 했다.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자산을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절세효과는 IRP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연봉이 5500만 원 이하면 개인연금의 연간 세액공제 한도인 400만 원과 합해 연간 700만 원 한도 내에서 16.5%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연봉이 55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13.2%의 세금을 되받는다. 예를 들어 연봉이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가 IRP에 1년간 700만 원을 넣었다면 납부한 세금 중 700만 원의 16.5%인 115만5000원까지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55세 이전에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받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IRP는 수익률보다 안정성 = IRP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소득 공백기에 안정적으로 노후생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가입자들은 물론, 사업자들 역시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만큼 IRP의 수익률은 기대보다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입자들 스스로 원금이 보장되도록 안정적 운영을 금융사에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금융사들도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RP 상품의 연간 수익률은 1.09%였다. 기간을 5년, 8년으로 넓혀도 연평균 2.64%, 3.68% 수준에 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만큼 IRP도 주기적으로 편입 상품을 점검하고 교체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RP 상품 역시 은행, 증권사, 보험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예금,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등 상품 종류도 다양한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인 ‘파인’(fine.fss.or.kr)에서 상품별 수수료와 수익률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최근 가입 대상 확대로 추가 가입 대상자 수가 약 730만 명 늘어나면서 금융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은 최근 0.33~0.55%씩 부과하던 개인형 IRP의 계좌 운용 관리 수수료를 없애기로 했으며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사도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RP는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연금저축계좌와 달리, 중도 인출이 제한적이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전세금 또는 임차보증금 부담, 본인 또는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하는 경우, 회생절차 개시 또는 파산선고, 천재지변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