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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8일(金)
류석춘 “혁신에 예외없어… 홍준표도 문제있다면 묵과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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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혁신위 사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에서 보수정당의 이념과 가치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류 위원장은 “보수의 뿌리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이리저리 부유할 수 있다”면서 “보수의 확실한 토대를 만들고 그 위에서 진보의 가치를 수용해야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류석춘(62) 연세대 교수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됐을 때 강효상 당 대변인은 “우파 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라고 그를 소개했다.

류 위원장 스스로 “제 정체성을 밝히자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굉장히 열심히 나간 사람”이라고 했을 정도다. 류 위원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적을 찬양했고, 이전 정부의 국정교과서 제정에 찬성했다. 한국당이 지난달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그를 혁신위원장에 추대했을 때 정치권 안팎에서는 ‘극우 인사가 칼자루를 쥐었다’는 평가가 나돌았다. 그만큼 스타일이나 사고가 깐깐하고 일방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본 류 위원장에게는 소탈하고 신중한 면모가 느껴졌다.

류 위원장은 개인이 아닌 공인의 말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자유’라는 우파의 가치와 ‘평등’이라는 좌파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 속에선 유연함마저 느껴졌다. 류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6일 오후 여의도당사 인근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됐고 18일 오전 추가로 전화 인터뷰가 이뤄졌다.


―제1야당의 혁신위원장이다. 뭘 혁신하나.

“당은 가치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보수당은 보수의 가치와 이념을 실현해야 한다. 한국당과 국회의원들은 지금까지 기득권에 안주해 당의 가치와 이념을 실현하는 데에는 눈을 감았다. 지난해 총선 후 1년 4개월 동안 당의 대표가 9번이나 바뀔 때마다 당을 혁신한다고 나섰지만 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 홍준표 체제에서 정말 비상한 각오로 혁신해야 한다.”

―혁신엔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 저항을 극복하려면 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류 위원장은 혈혈단신이다. 뭐를 갖고 혁신할 것인가.

“저는 세력을 만들 생각도 없고 만들려 해도 안 만들어진다. 다만 제가 이 일을 맡도록 제안을 해주신 (홍준표) 대표가 지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힘이 된다. 또 언론과 국민이 제가 혁신하는 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그게 저에겐 가장 큰 원군이 될 것이다.”

―당에서 함께 도모할 세력이 홍준표 대표뿐인데.

“사실 홍 대표도 혁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홍 대표와 관련해 당에서 논란이 되는 게 있다. 두 가지다. 너무 주변 정리를 못 하고 측근들만 챙긴다는 부분, 섣불리 대구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부분 등이다. 대구로 가셔야겠다는 충정은 충분히 이해는 간다. 한국당 현실에서 영남에서 굳히고 수도권으로 뻗어야 하니까. 하지만 대구로 갔다가 실패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케이스도 있고, 너무 쉽게 자신의 입지를 도모한다는 비판이 있다.”

―당 대표의 반혁신적 부분이 확인되면 어떻게 할 건가.

“당 대표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거다. 문제가 드러나고 그게 혁신에 걸림돌이 된다면 묵과하지 않겠다.”

―며칠 전 일부 혁신안 발표 때 상향식 공천 축소를 밝혔는데.

“아직 완전히 정해진 건 없지만 그런 방향으로 간다.”

―상향식 공천을 축소하고 전략공천을 확대하는 건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라는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반발이 많다.

“전략공천은 ‘책임공천’이란 말로 써달라. 상향식 공천이 정말 말처럼 상향식이 되려면 아래서부터 진입과 퇴출이 정말 자유롭게 물 흘러가듯 돼야 하는데 지금의 우리 정치문화에서는 그렇지 않다.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지역 단체장 이런 사람들이 자기편 사람을 재생산하는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 소위 기득권 이익의 재생산구조가 되어 있는 이런 게 사라지고 새로운 인재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완벽한 의미의 상향식 공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책임공천을 해서라도 새 피를 수혈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당면한 문제를 극복해서 민주주의 이상을 구현하는 게 정당정치의 발전과 정치 혁신을 위해 좋은 거 아닐까.

“물론이다. 상향식 공천의 이상을 구현하는 것은 장기적 과제다. 하지만 당장 내년 6월의 지방선거를 외면할 수 없으니까 일단 차선책으로 책임공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 때 봤던 상향식 공천 같은 게 재연되면 당으로서는 정말 끝이다. 언론과 전문가들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 아닌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이 부진했던 것은 상향식 공천 부작용보다 친박(친박근혜) 위주 공천과 계파 챙기기, 반박(반박근혜)계에 대한 보복공천에 따른 부작용이 더 컸기 때문 아닌가.

“두 가지 문제가 다 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지금은 상식적으로 친박 공천은 있을 수 없다. 또 지금 상황에서 상향식 공천을 그대로 적용하면 끼리끼리 해먹는 구조를 피해갈 수 없다.”

―전략공천, 즉 책임공천의 원래 취지는 신인을 등용하는 통로를 만들어 주겠다는 거지만 실제론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私薦)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정치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종종 나온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도 있는데, 신인 발굴이라는 좋은 뜻으로 전략공천을 했는데 결과는 사천으로 갔다고 한다면 그건 지옥으로 가는 거다.

“혁신위가 그런 점을 정말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그걸 막는 방안을 최대한 강구할 것이다.”

―솔직히, 상향식 공천이라는 민주주의 원리가 현재의 한국당 체질에 잘 맞지 않는 건 아닌가.

“솔직히 말해서 우리 당뿐 아니라 우리 정치와 사회와 안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전체 문화가 아직은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의사 결정을 제대로 이루는 토양이 갖춰지지 않은 점이 있다. 서양은 지난 수백, 수천 년간 그런 점을 문화적 특성으로 이어져 왔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혁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인적 혁신이다. 당의 인적 혁신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

“크게 봐선 세 가지 쟁점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처리 문제, 친박 청산, 바른정당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에 대한 평가다.”

―차근차근 묻겠다. 우선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궁금한 건 두 가지다. 류 위원장이 혁신위를 맡기 전에는 태극기 집회도 많이 나갔던 것으로 안다. 또 공개석상에서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자기가 저지른 잘못보다 과도한 정치적 보복을 당하고 있다, 열거된 죄목들이 실체가 없다,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했었는데, 그 소신에 변함이 없나.

“개인적으론 그렇게 본다. 박 전 대통령은 사법적 판단을 받기 전에 정치적으로 탄핵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궁금한 점은 출당 조치 여부다. 박 전 대통령 출당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는 표현도 했던 것으로 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 의견을 말했던 일이 있는데 지금은 사정이 좀 달라졌다. 지금 저는 당 혁신위원장이다. 당의 사정과 진로, 정국,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제가 개인 의견을 계속 주장해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혁신위원장 임명 이후 언행이 조심스러워진 건가.

“제가 ‘시체 칼질’ 발언을 했던 건 당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받고 수락하는 자리에서였는데, 당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얘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혁신위가 꾸려졌고 저 말고도 9명의 위원이 있다. 그분들과 토론을 거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또 그런 과정에서 앞으로 한국당과 보수 우파 진영을 어떻게 대변할 거냐 하는 문제가 바로 연결돼 있다. 제가 개인적 소신으로 얘기한 것과 혁신위의 선택과 판단이 반드시 일치할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개인 소신과는 달리 혁신위가 ‘박근혜 출당’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렇게 질문해 보겠다. 혁신위 전체의 토론과 치열한 논의를 거쳐 ‘박근혜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모이면 그렇게 결정할 수 있다는 건가.

“상황에 따라서는 본인 스스로 탈당을 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본인이 탈당하지 않고 혁신위가 출당 의견을 모은다면 출당 조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 박 전 대통령이 향후 언젠가는 보수정당의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도 보나.

“장기적으로는…그럴 수도 있다.”

―다음은 친박 청산 문제다. 지금은 친박이 존재감이 없다고 해도 당내에서는 어쨌든 과거 청산이 필요하다는 견해와 주문도 적지 않다.

“과거엔 당 전체가 친박이라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친박이란 실체 자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국정운영의 실패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집단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절차는 있어야 하지 않나 이런 점을 생각하고 있다.”

―책임을 어떻게 어디까지 물을 건가.

“국회의원직을 뺏을 수는 없다. 국민이 뽑은 자리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원권 정지, 출당, 이런 것 외에도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음에는 공천하지 않겠다는 걸 예고하는 거다. 그 외의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어떤 걸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당파 문제는.

“이것도 참 복잡한 일인데 정작 가장 문제 일으키고 탈당을 주도하면서 간 분들은 안 오셨다. 저기(바른정당)에 아직 있다. 김무성 전 대표도 그렇고. 우리 당으로 돌아오신 분들은 우리 당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다. 바른정당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고….”

―대통령을 앞세워 권력을 누리다 탄핵 후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친박 무리와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 당을 박차고 나섰다 돌아온 무리하고 어느 쪽 죄가 더 무거운가.

“둘 다 문제다. 다만 복당파는 잘못했다고 돌아온 분들 아닌가.”

―지난해 5월 한 토론회에서 류 위원장이 ‘철학 없는 국회의원’으로 지목했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있다. 현재 한국당에 18명, 바른정당에 7명 해서 25명인데, 이게 살생부나 블랙 리스트가 되나.

“이미 1년도 훨씬 지난 얘기다. 현재 혁신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아주 ‘마이너’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그때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 콘텍스트에서는 다소 맞지 않는다. 그냥 참고 자료로 보면 된다.”

―본인의 철학도 그렇고 당의 이념적 좌표도 보수다. 앞으로 합리적인 좌파, 합리적인 중도나 진보로의 외연을 확장할 구상이 있나.

“당연히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선거를 해야 하니까. 하지만 자기의 확실한 스탠스 없이 중도로 나가면 안 된다. 보수 우파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을 혁신하면서 굳건히 하는 토대 위에 가능하다. 그러지 않으면 떠다니게 된다. 영어로 플로팅하게 되는 거다. 뿌리가 있어야 중심을 잡고 저리 갈 수도 있고 이리 갈 수도 있고 최대한 손을 뻗을 수 있지만 플로팅 하게 되면 그냥 흘러가 버린다.”

―그런 면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바른정당과 우리 당은 뿌리가 같다. 지금 그분들은 좀 떠다니고 있다. 뿌리 없이 떠다니는데, 이제 뿌리를 찾아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합은 언제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

“너무 현실 정치여서…. 우리로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결합하는 게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치게 되면 우리 당으로서는 바른정당 세력을 끌어안는 절차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그 전에 합치는 게 좋다고 본다.”

―바른정당과 물밑 접촉은 있나.

“나 개인적으로는 전혀 소통이 없지만 당 쪽에서는 지도부나 개인 베이스로 물밑접촉을 하는 거 같다.”

―문재인 정부 100일을 총괄 평가해 보라.

“매우 우려스럽다. 그동안 던진 여러 정책 하나하나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또 재정적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 그렇다. 근거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 많다. 대표적인 게 공무원 80만 명 증원, 최저임금 1만 원이다. 외교안보 정책은 더 위험하다. 문 대통령이 ‘전쟁은 절대 우리 동의 없이는 못 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힘이 있어야 전쟁을 억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게 뭐가 있나. 아무런 억지력도 없는데 어떻게 전쟁을 막을 수 있나. 그게 선언만으로 되는 건가. 가진 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미국 핵무기를 남한에 가져다 놓자는 이야기도 못 하고 있다. 엄중한 한반도 정세에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는 게 지난 100일이었다. 지금은 7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누리지만 앞으로 지방선거 때까지 지지율이 굉장히 흔들릴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외교안보 인식이나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가 흔들리고 엉망이 될까 걱정이다.”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1919년 건국’ 얘기를 꺼냈다. 내후년에 건국 100주 기념식을 성대히 치르겠다고도 했고.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나고 그해 10월에 통합된 상하이(上海)임시정부가 들어섰다. 이날이 건국의 정신적인 출발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헌법 전문에도 법통을 계승한다고 되어 있고. 하지만 그걸 실제 건국이 완성된 해로 생각하는 건 기본적인 인식 부족이다. 정치학에서는 국가의 구성 요소를 국민, 영토, 주권 3가지로 보고 있고 여기에 다른 나라의 외교적 승인까지 있어야 현실에서 국가로 인정을 받는다. 1919년은 국가를 세우겠다는 상징적인 출발로는 의미가 있지만 건국일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정부가 왜 그렇게 주장한다고 보나.

“해방 후 남과 북이 민족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누어졌다. 1948년 남쪽의 건국은 항일 세력과 반공 세력의 결합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1919년 건국을 이야기하는 것은 건국 과정에서 반공세력을 지워버리겠다는 얘기다. 그건 남북 대결 상황에서 굉장히 위험스러운 이야기고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너무 무장해제 하는 거 아닌가.”

―소위 진보 진영, 혹은 좌파의 논리는 우파가 주장하는 남쪽 정부수립 과정에서 친일파들이 많이 참여했고 따라서 1948년 건국 주장은 친일파를 건국세력의 일원으로 삼으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거다.

“남쪽이 해방 정국과 정부 수립 이후 친일파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실제 남북한에서 정권이 세워질 때 각각의 초대 내각을 보면 얘기가 다르다. 이승만 대통령의 초대 내각에는 친일파가 없었지만 북한 김일성의 초대 내각에는 친일파라고 불릴 사람이 많았다. 1948년 건국절 주장이 친일파의 건국 과정 참여를 정당화시키려는 것이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이번 건국절 논란 때 ‘1919년은 (건국을) 임신한 해’라고 말했는데 뉘앙스가 좋지 않다.

“그냥 이렇게 정리하는 게 좋겠다. 1919년은 정신적인 출발, 즉 건국의 의지를 표현한 해이고 그 의지가 실현된 것은 1948년이다.”

―문 대통령은 또 8·15 경축사에서 촛불 혁명 얘기를 꺼냈다. 촛불 정부임을 자임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홍준표 대표가 말했듯, 문재인 정부의 8·15행사는 촛불 기념식이었다. 어느 지도자든 지지받는 집단과 반대하는 집단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이 되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집단도 포용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촛불 정부로 규정하고 있다. 광복절 경축사 뒷부분에 잠시 통합 얘기를 했지만 실은 촛불 참여 집단과 불참 집단을 둘로 나누고 있다. 말로는 통합을 얘기하지만 실제론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권력을 잡자마자 이렇게 나누면 어느 한쪽의 피해의식과 저항감을 키우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앞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데 굉장히 힘들어지고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홍준표 대표가 당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한 셈인데, 홍 대표와의 인연이 깊은 편인가.

“2006년 말 당시 새누리당 내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은 일이 있다. 지금의 혁신위원장과는 달리 자문기구 성격이었는데, 당 요직에 있는 분들과 밥을 먹을 자리가 종종 있었다. 그때 뵌 일이 있다. 그 정도였고 이전엔 인연이 없었다. 그 후 TV 토론회 같은 데서 자주 봤다. 지난 대선 때에는 홍준표 대선 후보가 박정희재단을 다녀간 일이 있다. 제가 재단 이사이고 해서 만나게 됐는데, 그때 홍 대표가 도와달라, 따로 연락하겠다고 했고 이후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았다.

―류 위원장이 2006년 ‘한나라당이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해서 그렇지 대통령 후보감도 많고 인적 자산이 많은 정당’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지금 한국당은 시스템도 없고 인적 자산도 없는 당이 돼 버렸다.

“홍준표라는 자산이 있다. 또 그때보다 자산의 양은 줄었지만 107명이라는 국회의원도 있다. 저는 보수당이 정치적 위기를 겪으면서 초·재선 의원들과 젊은 그룹에서 보수당의 미래를 짊어질 지도자들과 대통령 후보들이 등장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면서 그런 분들이 나올 것이다.”

―눈여겨보는 지도자급 인물이 있나.

“기대하고 있다. 정치적 위기는 곧 기회이고, 그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정치 리더가 탄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분들이 서울시장, 경기지사 같은 데 출마해서 당선되고 그러면 또 5년 후의 대선 승리를 바라볼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학자로서 바라보는 정치와 막상 현실 정치에 들어온 후의 정치가 많이 다르지 않나.

“그렇다. 바깥에서 볼 때는 왜 이렇게 지지부진할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들어와서 어떤 결정을 내리려 보니까 그 결정에 연관돼 있는 사람들이 많고 다 발목을 잡고 있더라. 그 사람들 손을 쳐내는 일이 쉽지 않다.”

―앞으로 직업적인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 해봤나, 솔직하게.

“이번에 혁신위 활동이 성과를 만들어내고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정치권 중앙무대로 진출해 한국 사회와 정치 혁신을 위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인터뷰 = 허민 정치부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mail 허민 기자 / 정치부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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