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훈풍에… 배터리업계 ‘재충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세대 전기차 출시 등 영향
삼성SDI 올 매출 40% 증가
LG화학도 2분기 흑자 전환
업계, 질적·양적 도약 모색
“2020년 이후 고성장 구가”

‘디젤의 종말, 전기차 시대 산업의 쌀은 배터리’

올 하반기부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시장은 주행거리와 판매가에서 경쟁력을 갖춘 2세대 모델들이 출시되면서 올해 변곡점에 접어들었다. 전기차 원가의 40% 이상 차지하는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들도 시장 지위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은 올해를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는 원년으로 꼽고 있다. 이는 전기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리 탄력받았기 때문이다. 주요 동력은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 경쟁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판로를 확보한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으로 판매처를 다변화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차이나리스크(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3분기부터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적자폭이 줄어들면서 올해 관련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가량 늘어난 1조1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SDI는 최근 헝가리 공장을 준공하면서 유럽 완성차 업체로 매출처를 부쩍 넓히고 있다.

지난 2분기 배터리 관련 실적이 흑자 전환한 LG화학도 2019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올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출하량 기준)에서 각각 2위(12.3%), 5위(6.4%)로 올라섰다.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LG 화학은 올해 연구개발비 1조 원 중 약 30%를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말 폴란드 공장을 완공해 유럽 현지 생산 거점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2020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해 현재 5%대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30%대로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전기차 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인 배터리가 ‘산업의 쌀’로 떠오를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업계도 규모의 경제를 시현해 고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