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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4일(木)
희토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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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2010년 9월 중국과 일본이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충돌했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은 외교관이나 전략가가 아닌 희토류(稀土類)였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일본이 불법조업 혐의로 체포했던 중국 선원들을 석방하며 사실상 항복한 것.

희귀 광물인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초고화질 TV, 전기차,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쓰인다.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스칸듐, 이트륨, 란탄, 세륨 등 화학적 성질이 유사한 17가지 물질을 묶어 지칭하는 용어다. 1940∼1950년대에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960년대에는 미국·호주 등에서 채굴했지만, 환경 문제로 생산이 중단됐다. 1990년대 이후에는 사실상 중국이 반(半)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전세계 생산량의 90%를 장악한 중국은 희토류를 국제 통상은 물론 외교·안보의 무기로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 역시 희토류에 적지 않은 이해가 걸렸다. 첨단 제품과 무기는 물론 최근 미 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한 셰일가스 추출 과정에서도 희토류가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1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 물량을 6만t에서 2만t으로 줄이자,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깨기 위해 외교·안보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병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의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정책을 수정했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최근 핵·미사일 개발로 미국과 충돌하고 있는 북한에도 희토류가 매장돼 있으며, 미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011년 7월 북한에 희토류가 2000만t 이상 매장돼 있다고 보도했고, 2013년 12월에는 국제 사모펀드 SRE가 평북 정주에서 희토류 개발을 위해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2013년 1월 북한에 인터넷을 보급한다는 명분으로 평양을 방문했는데, 일부 북한 전문가는 “희토류 개발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이 확인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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