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 獨콩쿠르 한국인 첫 ‘1위 없는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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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 권위 ‘ARD콩쿠르’
손정범 우승 이은 릴레이 낭보

독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젊은 클래식 음악가들이 잇단 한국인 최초 수상기록을 세우며 선전했다.

피아노 부문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손정범(26·왼쪽 사진)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데 이어, 오보에 부문에서는 함경(24·오른쪽)이 10일 처음으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다.

결선 무대에서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을 연주한 후 우승의 영예를 안은 손정범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목표를 이뤄) 더 이상 콩쿠르를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며 장난스레 웃은 후 “대신 연주에 책임감 더 커졌고, 우승 특전으로 주어진 50회 안팎의 연주들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청중이라고 생각하면 ARD 콩쿠르 1위 수상자의 공연을 들을 때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독일에서 가장 전통 있는 콩쿠르에서 우승한 만큼 독일 고전 작곡가들의 곡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깊이 있는 해석을 들려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손정범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만유로(한화 약 1360만원)를 수여 받는다.

1999년 금호영재 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해 강충모, 김은옥, 허원숙, 손은정, 곽진영 등을 사사했다. 졸업 후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뮌스터 음대에 재학 중이다.

한국인 수상의 바통은 10일 ARD 콩쿠르 오보에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를 기록한 함경이 이어받았다. 함경은 결선에서 슈트라우스 오보에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하며 공동 2위를 수상했다. 상금은 7500유로(약 1020만원)이다. 이는 2010년 플루티스트 김수연이 3위를 수상한 이후 7년만의 관악 부문 한국인 수상이기도 하다.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 독주회로 데뷔한 그는 서울예고 1학년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트로싱엔 국립음대에서 니콜라스 다니엘을,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도미닉 볼렌베버를 사사했다. 2016년 1월 독일 명문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인 하노버 슈타츠오퍼의 최연소 단원이자 최연소 오보에 수석으로 임용됐고, 8월에는 세계 최정상급 악단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제2오보에 정단원으로 임명됐다.

1952년 시작된 뮌헨 ARD 콩쿠르는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기악·성악·실내악 분야에서 열린다. 올해는 피아노·바이올린·오보에·기타 부문에서 개최됐다. 과거 정명훈(1973년 피아노 2위), 박혜윤(2009년 바이올린 1위), 이유라(2013년 비올라 1위) 등이 입상한 바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