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어마’의 후유증, 美요양원 정전… 8명 숨져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Irma)’의 후유증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요양시설에서 냉방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8명의 노인이 더위에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전력 복구에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400만 명에 달하는 플로리다 노인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북부 할리우드힐의 한 요양센터에서 70~99세 노인 8명이 사망했다. 이 시설에는 약 120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나머지 110여 명은 긴급 대피한 상황이다. 경찰은 범죄 관련성도 조사 중이지만, 어마로 인한 전력공급 중단 사태 속에서 냉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요양센터가 더위 속 찜통으로 변한 것이 참사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양센터도 성명을 통해 “어마로 인해 변압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할리우드힐 지역의 체감온도는 37.8도에 근접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요양센터 측은 지난 12일 지역 당국에 정전을 신고했지만, ‘의료진 등 비상 지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필요 없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재 플로리다 등 3개 주는 어마가 몰고 온 강풍과 해일 등으로 약 79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등 대규모 정전에 시달리고 있다.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는 주민 수는 1000만 명이 넘는다. 플로리다의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고 있지만, 워낙 정전 지역이 방대한 상황이어서 복구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