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21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6일(土)
(1211) 59장 기업가 - 4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최 원장의 이름은 최순화, 46세, 이혼녀, 보육원을 경영한 지 12년째, 전에는 빈민구호단체 소속으로 아프리카, 중동에서 10년 가깝게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3년 전에는 영국에서 나이팅게일상 수상자로 결정했지만, 항공요금과 숙박비를 본인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수상을 거부해서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한 강골, 그러나 세상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법이다. 최순화는 이제 보육원 원장으로 자리 잡았다. 대림동에 위치한 ‘테레사 보육원’은 공장 창고를 개조한 건물로 377명의 원아를 수용하고 있었는데 그중 절반가량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무의탁 아동이다. 이곳은 대림동의 단독 주택 안, 최순화의 집이다. 응접실에 앉은 서동수가 집 안을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집에 남자는 자주 들어오나?”

“네, 회장님.”

가운으로 갈아입고 온 최순화가 옆에 앉으면서 말했다.

“음식 배달이나 우체국 직원, 가스회사 직원이 모두 남자거든요.”

“내가 갈아입을 옷은 없겠지?”

“네, 회장님.”

“근데 그거 한 지 오래되었다고?”

“네, 정확히 15년 조금 넘었어요.”

“전 남편 하고 한 건가?”

“네, 헤어지기 6개월쯤 전인 것 같아요.”

“좋았어?”

“그때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최순화가 둥근 얼굴을 펴고 웃었다. 눈이 가늘어지면서 귀여운 인상이 된다. 작은 코, 얇은 입술, 전체적으로 보면 미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눈빛이 강했고 얇은 입술을 꾹 닫으면 고집스럽게 보인다. 그러다가 웃으면 갑자기 호박꽃이 피어나는 것 같다. 서동수가 가운 차림의 최순화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늉을 했다. 최순화는 검은색 실크 가운을 걸쳤는데 아랍의 차도르 같다. 그래서 두꺼운 허리와 몸매를 가려주고 있다. 서동수가 탄성을 뱉었다.

“으음, 섹시하군. 옷이 잘 어울린다.”

“아유, 그런 말씀 안 하셔도 돼요. 제 몸매 볼 것 없어요.”

최순화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얼굴도 조금 붉어져 있다.

“저, 떨려요. 그거 어떻게 하는 건지도 잊어버렸어요.”

“가만있으면 돼. 엉덩이는 흔들지 마.”

“아유, 떨려.”

어깨를 움츠리는 시늉을 하는 최순화는 지금 교태를 부리고 있다.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리 와.”

서동수가 팔을 뻗자 최순화가 엉덩이를 밀면서 옆에 붙었다. 어느덧 얼굴이 상기되었고 숨소리가 가빠졌다. 최순화와는 두 번째 만나는 셈이다. 첫 번째는 사흘 전 갑자기 보육원에 나타난 서동수가 놀란 최순화로부터 상황을 듣고 나서 물었다. 물론 둘이 있는 자리였다.

“어때? 내가 스폰서 되어줄까?”

“스폰서요? 후원자 말씀입니까?”

긴장한 최순화가 되묻자 서동수가 정색하고 말했다.

“후원자는 하나면 돼. 내가 최 원장을 살펴보았더니 나 같은 후원자 하나만 있으면 되겠더라고. 그래야 다른 것에 신경 안 쓰고 일에 집중할 수가 있겠어.”

맞는 말이지만 이상하기도 해서 눈만 깜빡였더니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남자 만난 지도 오래되었잖아?”

그것으로 의문이 뻥 뚫린 것이다. 서동수에 대해서는 세계인이 다 안다. 최순화도 서동수가 중국 여자한테 말한 걸 녹음한 테이프를 다섯 번이나 들은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진전이 되었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피살된 카자흐 피겨영웅 차량의 백미러 도대체 얼마길래..
▶ “아빠 좀 보세요” 3살 꼬마가 영상통화로 뇌졸중 父 살려
▶ 방출위기서 ‘10억 러브콜’… 문선민 ‘인생역전’
▶ “조현우 현재 몸값 200억원”…AG결과 따라 폭등 가능성
▶ 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2023년까지 뛴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정품은 약 50만원…카자흐에선 고급차종 백미러 도난 종종 발생카자흐스탄 피겨 영웅 테니스 텐의 승용차 백미러 가격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텐이 백미러를 훔치는 괴한 2명과 싸우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았기 때..
ㄴ 카자흐 경찰, 데니스 텐 살해 용의자 2명 모두 검거
“조현우 현재 몸값 200억원”…AG결과 따라 폭등 가..
KTX 해고승무원들 12년만에 복직한다…“경력직 특..
산에서, 공사장에서, 밭에서…폭염 속 안타까운 죽..
line
special news 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2023년까지 뛴다
토트넘 “손흥민, 개막전 뛰고 아시안게임 출전”손흥민(26)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재계약했..

line
檢, ‘사법농단’ 임종헌 자택 압수수색…양승태는 기..
추신수, 후반기에도 출루 행진…52경기 연속 출루
“계엄령문건 당시 기무사령관 이상으로 보고 이뤄..
photo_news
NASA, 화성 통째로 집어삼킨 모래폭풍 사진 ..
photo_news
호날두가 올린 사진 한장…메시 조롱 논란
line
[북리뷰]
illust
20세기 한국 정치 키워드는 ‘신파’였다
[인터넷 유머]
mark활명수 mark난센스 퀴즈
topnew_title
number 방출위기서 ‘10억 러브콜’… 문선민 ‘인생역..
보은 채석장서 포클레인 기사 바위에 깔려 ..
6·13 지방선거 끝난 지 한 달 넘도록 낙선 인..
브리티시오픈 7년 만에 ‘세계 1위 컷 탈락’…..
트럼프 또 NFL 비판…“무릎꿇으면 쫓아내고..
hot_photo
트럼프의 눈썹과 푸틴의 코…‘타..
hot_photo
21세기판 마타하리?…“러시아 女..
hot_photo
경찰·시민 힘합쳐 택시 ‘번쩍’…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