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0.22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정치일반
[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5일(金)
“국민신뢰가 행정의 근본… 계란 파동은 전적으로 정부 책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질문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솔직하게 “정부의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농정뿐만이 아니라 ‘모든 행정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라는 원칙에 따라 그 신뢰를 얻기 위해 전력투구할 뜻을 밝혔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이뤄진 인터뷰 내내 그는 ‘국민 신뢰’를 강조했다. 김동훈 기자 dhk@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국민의 신뢰가 근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 한마디에 작정했던 날 선 질문들이 무뎌졌다. 김영록(62)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의 뒤끝이 남아 있던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잔뜩 벼르고 나선 인터뷰 자리였다. 선선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짚을 것은 짚는 풍모에 말을 삼키고 말았다. 행정과 의정을 두루 경험하며 다져진 공력(功力)이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성품과 만나면 이런 모습이 되는가 싶었다. 차분하면서도, 논리를 잃어버리지 않는 답변을 이어갔다. 김 장관은 “지난 살충제 계란 파동은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빨리 알려야 한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그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생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했다. “정부 정책이 비판을 받더라도 올바른 길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정부가 정직하게 일하고자 했던 그 진정성은 국민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향후 농정(農政) 방향에 대해 “‘우리 농촌에도 희망이 있구나’라는 확신이 생길 수 있도록 소득안전망 확충에 가장 많은 힘을 쏟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의 ‘농수축산업계 버전’ 같았다.

―‘살충제 계란’ 파동을 먼저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문제의식을 정부가 먼저 가져야 했다. 농약에 대해 농민들이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심하게 썼겠나’라는 다소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더운 여름에 닭 진드기 퇴치를 위해 농약을 많이 쓸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 단속했어야 했다. 지난해 학계·시민단체에서 지적했을 때부터 대비하지 못한 게 아쉽다.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와 달리 전문화한 방역업체가 산란계 농장의 안전·방역을 담당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닭 진드기 퇴치 농약을 치는 것에 대해 교육 등을 강화해야 했다.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장은 무항생제, 무농약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농약을 쓰는 건 절대 안 될 일이다. 친환경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농가의 경우, 살충제를 쓸 수는 있겠지만 허용된 게 어느 정도이고 왜 꼭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되지 않아 농가들이 이를 모르고 썼다는 게 이번 사태가 벌어진 이유다.”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 관리·감독이 이원화된 정부 조직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계란의 생산 과정은 농식품부 소관인데, 생산단계에서도 안전문제를 빼놓고 지도·감독할 수는 없다. 일부 다른 국가에서는 한 기관이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예를 들면 미국이 축산물에 대해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맡겨서 이중 체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살충제 농약을 쓰지 않도록 먼저 감독하는 게 맞다.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논의해서 농약 잔류 기준을 마련해 연초에 시행에 들어갔지만, 이것을 시행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산란계 농가들이 또다시 농약을 사용할까 봐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정부가 해결할 수 있겠는가.

“결국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전수조사를 한 차례 끝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산란계 농가들도 예전처럼 농약을 몰래 쓰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농장 경영 과정에서 사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이를 막기 위해 공무원들이 불시에 농가 현장을 찾아 검사 등 지도·감독을 할 것이다.”

―친환경인증제도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회복이 가능하겠는가.

“친환경인증을 받은 계란은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에 인증을 받은 농가들이 많이 늘었다. 1239곳 산란계 농가 중 친환경인증을 받은 곳이 830곳이다. 결과적으로 인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320가지의 성분 검출 조사를 해보니까 전체 농가의 10%가 부적합이었다. 인증을 남발한 경향이 있었다. 또 당국의 지도·단속·교육이 부족했다. 지금까지는 농가가 처음 신규 허가받을 때 한 번, 등록할 때 한 번 교육하는 데 그쳤는데 이를 더 자주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할 예정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퇴직자들이 인증기관에 취업해서 ‘농피아’ 논란이 일었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이번 사태로 국민의 질타를 많이 받았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고, 실태조사와 감사를 지시했다. 유착관계나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 조사할 작정이다.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는데, 다른 권력형 비리보다 문제가 덜 심각하다고 볼 수 없다. 유착을 이번에는 끊어야 한다. 6급 이하 퇴직자들은 공직자윤리법 대상이 아니지만, 일정 기간 인증기관에 취업하지 않도록 자정을 유도하고 있다. 농관원 내부에서도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4일 농정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농정 대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나, 그가 맞닥뜨린 첫 현안은 살충제 계란 파동이었다.

― 취임한 이후 2개월여가 정신없이 지났을 것 같다. 장관직을 수행하며 갖게 된 소회는.

“‘국민의 신뢰가 근본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행정을 함에 있어 국민의 신뢰는 기본조건이다. 살충제 계란 사태도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빨리 알려야 한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그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생했다. 하지만 우리가 정직하게 일하고자 했던 그 진정성은 국민도 이해해줬으면 한다. 앞으로의 행정은 국민의 신뢰, 농민의 믿음이 있어야 실효가 생긴다. 취임한 이후 곧바로 한 일이 농정개혁위원회를 만든 것이다. 농민단체들이 참여해 그분들 가운데서 위원장을 위촉했다. 정부 정책이 비판을 받더라도 올바른 길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위원회에는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전국농민총연합회 등이 들어와 있다. 우리 농정이 개혁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다. 농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여러 문제를 검토해 바꿔나갈 것이다.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일한다.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에서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계란을 공급하기 위해 국민이 정부를 믿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내가 흔들리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흔들린다. 내가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점을 대통령도 이해하시고 업무보고 때는 질책보다 열심히 일하라고 격려를 더 많이 해주셨다.”

김 장관은 국회의원으로 일하다 행정을 책임지게 된 신상 변화에 대해 “지난번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해서 발언하는데 나도 모르게 ‘본 의원은’이라고 말할 뻔했다”고 웃으며, “그래도 8년간의 국회의원 경험이 장관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정치인 시절 농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많이 들어서 현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단다.

― 상임위 중에서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가 없다고 하는데.

“그냥 ‘농민당’이라고 말할 정도로 농민들 입장에서 얘기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질타를 많이 받았지만, 한편으론 국민을 빨리 안심시키고 해결하라고 격려를 받기도 했다. 내가 국회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질타와 격려를 해준 게 아닌가 싶다. 전수조사 관련 설명도 강하게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과거 경험 덕분이다. 행정자치부에서 10년 동안 일하면서 공보관을 맡았던 것도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일각에서 ‘아마추어 정부’라는 지적이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가.

“처음 사태가 발생했을 때 서울에서 보고를 받았다. 당시 식약처장과 함께 이야기를 듣고 대처 방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생각하는 방향은 비슷했다.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사태에 대응하는 매뉴얼이 없었다. 처음 겪는 일이어서 담당자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서둘러 일을 하다 보니 계란 난각 번호가 틀리고, 문제가 생긴 농가가 아닌 정상적인 농가가 발표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지만, 농식품부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전문가 조직으로,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빨리 전수조사에 들어가 조치를 취한 나라는 없다. 대만도 우리의 방식을 벤치마킹한다고 들었다. 농약은 반감기가 있기에 이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조사를 해야 했다. 그 신속함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뿐임을 여러 국민이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국민을 안심시키려 너무 서두른 것 아닌가.

“서두른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당시 계란 출하통제를 오래 끌 수가 없었다. 3일 만에 해치운다는 의욕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우리의 행정적 실수라고 볼 수 있다. 전수조사 자체는 우리나라 행정 능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잘했냐, 못했냐라고 평가하는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새 정부 출범 후 민생 관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행정책임자로서 이 사건을 볼 때 내각 시스템이 잘 돌아갔다고 보는가.

“이번에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국무총리 지시 아래, 대처 보도자료도 함께 나갔다. 따로 움직이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이렇게 종합적으로 일원화해서 내보낸 적은 없었다. 또 식약처와 문제가 불거진 것은 통계 숫자를 빼먹은 것 때문에 발생했는데, 식약처는 농식품부가 파악한 생산 단계 자료를 받은 이후에야 유통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 현지 조사 등에 시간이 걸려 빨리 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값의 정상화가 예산 절감과 농정 개혁을 앞당길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탁금지법’이 투명성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농가에는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며 이를 개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hk@
―산란계 사육방식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중장기적으로 축산물 사육 방식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결국 동물복지형 축산으로 가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사육환경을 난각이나 포장에 표시하는 사육환경표시제를 내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또 위해도가 높은 잔류물질(살충제 등)에 대해서는 연간 1회 이상 농장별(산란계)로 도축장 출하 시 검사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산란계 농장 등 사육규모에 따라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의 단계적 의무화(2019~2022)를 검토·추진할 계획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역추적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생산부터 유통·판매단계까지 닭고기·계란 이력추적제를 도입(2019년)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모든 계란은 계란유통센터(GP)를 통해 수집·판매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신규로 진입하는 산란계 농가에 대해서 유럽연합(EU)기준 사육밀도(0.075㎡/마리) 또는 동물복지형 축사를 의무화할 것이다. 사육환경에 변화를 주게 되면 계란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에 맞춰 계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2027년까지 동물복지 축산을 완료한다고 했는데 여러 상황을 고려해 2년 정도 앞당길 작정이다.”

한 차례 파동이 지나갔지만, 농정을 책임진 김 장관에게는 현안이 즐비하다. 쌀 가격과 수급 안정, 농협법 개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농가 피해 등을 해결해야 한다.

― 농정의 책임자로서 우리 농촌에 희망이 있다고 보는 근거가 무엇인가.

“현장 농민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은데, 솔직하게 ‘우리 농촌 굉장히 어렵죠?’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농민들에게 도시로 갈 생각이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 우리 농촌에는 공동체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덜 소외돼 있고, 어렵지만 정을 나누고 있다. 고령화도 문제인데, 어르신들이 농사를 지어 돈을 좀 벌어도 죄다 도시에 있는 자식들에게 보낸다. 그러면서 어렵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농가소득이다. 왕성하게 농사를 짓는 40~60대 초반의 농민들은 불만이 많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중에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농사를 지어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례도 있다. 농촌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농촌에서 농업의 가치를 발견하고, 농촌을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농촌에도 희망이 있구나’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런 농민들이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소득안전망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

― 당장 올해 쌀값을 걱정하는 농민이 많다.

“지금 80㎏에 13만 원대까지 올라오긴 했는데,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할 것이다. 신곡 격리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했더니 그 영향으로 가격이 좀 올랐다. 중요한 것은 쌀 가격이 회복돼야 다른 농업개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최소 15만 원대는 가야 내년에는 17만 원 중반대를 바라볼 수 있다. 그러면 농식품부 예산의 39%를 차지하는 쌀 부문의 지출을 줄여 다른 부문에 쓸 수 있다. 1조 원 정도의 쌀 보조금 예산을 절감하면 다른 농가를 지원하고, 공익적 직불이나 밭농사 추가 지원, 친환경 분야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과도한 쌀 관련 예산을 절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농민만이 아니라 정부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제다.”

― 쌀값 안정은 근본적으로 공급을 줄이고 소비를 늘리면 되는 것인데, 또 그게 가장 어려운 문제여서 매해 고민이 반복되고 있다. 묘책이 있는가.

“나도 국회의원 시절 쌀 생산조정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재배면적을 줄이려면 농민단체들이 많이 반대했다. 식량 안보를 비롯해 많은 이유를 댔다. 하지만 지속적인 쌀값 하락으로 인해 이젠 농민단체도 생산조정제 도입에 동의한다. 쌀 생산조정제를 내년부터 시행하는데 5만ha, 25만t을 먼저 줄일 예정이다. 소비를 늘리는 건 젊은이들의 식생활 변화와 관련해 고민해야 한다. 초등학교 아이들 80%가 아침밥을 안 먹는다고 한다. 이들이 아침밥을 먹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와도 협의해볼 문제다. 농식품부는 농민들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먹거리와 관련해 자라나는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 다른 부처와 협업을 하는 노력을 많이 할 예정이다.”

―목표가격을 올린다고 했는데, 일각에선 반복되는 쌀값 보전을 두고 ‘퍼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 우리 농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예컨대 우리가 바라보는 푸른 들녘에도 쌀값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아름다운 들녘은 공익적 가치·기능이 있다. 이런 걸 생각한다면 국가가 농업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선진국들은 농업 지원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인상’은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100대 국정과제의 실천과제, 그리고 업무보고 주요과제로 포함돼 있다. 물가상승률 반영 방식을 결정해 법령 개정(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등을 거쳐 2017년 수확기 쌀값과 물가상승률이 확정되는 내년 초에는 정부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근 물가상승률(4~5%)을 반영한다면 현행 목표가격인 80㎏당 18만8000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사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올린다고 하더라도 시세가 17만 원 이상 올라가면 부담은 없다. 목표가격은 쌀값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해 인상 필요성이 있다. 이와 함께 논에 쌀농사뿐만 아니라 타 작물을 심도록 계도할 계획이다. 대체작물에 대한 연구가 30년이나 됐다. 최근 농촌진흥청 밭작물 기계화 보고도 받았는데,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기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논에도 밭작물을 심어 기계화가 가능하다. 이것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내년도 예산을 통해 농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 내년 예산 전체로 볼 때 복지·국방·의료 분야에 많이 투입됐다. 농식품부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규모는 올해보다 53억 원(0.04%) 증액된 14조4940억 원이다. 내년 예산안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쌀값 하락, 가축 질병 발생, 식품안전 불안, 재해 등 농정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농식품 분야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안정, 안정적 먹거리 공급체계 구축, 복지 농촌 조성 등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구조적인 쌀값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 정부에서 도입을 반대하던 쌀 생산조정제(5만ha, 1368억 원)를 전격 도입한 것과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91억 원) 등 후계인력 지원, 공익형 직불제 예산을 확충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살충제 계란 파동 등의 후속조치로 가축 질병과 축산물 위생 문제 해결을 위해 밀집 사육 환경개선(5개 지역, 90억 원), 가금농장 CCTV 지원(2570개소, 186억 원)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 업무보고에서 대통령께서 공공급식에 과일 간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 있는데 이 역시 국회 심의과정에서 보완·반영할 예정이다.”

―청탁금지법으로 농어촌, 화훼 농가에 피해가 적지 않다. 이번 추석 전에 개정이 되는가.

“가액기준 ‘3·5·10’(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규정은 너무 무리한 것이었다.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분명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를 맑게 하는 데 기여했다. 거액 청탁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너무 경직된 기준으로 인해 농가가 피해를 보고 있다. 가령 사과·배는 생산량의 60%가 명절 때에 소비된다. 경조사에 꽃도 안 받는 경우마저 발생해 화훼농가가 휘청거린다. 공무원에 제한하면 되는데, 이 같은 소비위축이 민간까지 확대·일반화돼 매우 심각하다. 나는 농축산물 선물비는 10만 원으로 올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특정인에게 반복해서 선물할 때 횟수제한을 두는 게 더 합리적이다. 가격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런 조치라도 필요하다. 농업계 현실을 감안한다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다만 절차 문제로 인해 이번 추석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추석 전에 제도개선 방침을 확정해서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이 본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우리 농산물에 대한 관세 완전 철폐 요구가 있었는데, 농식품부의 입장은.

“한·미 FTA 체결이 우리나라 전체에 이익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업 분야는 한·미 FTA로 인해 대미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은 농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2016년 기준으로는 수입은 68억 달러인데 반해 수출은 7억 달러, 10배에 달한다.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하라는 요구는 부적절한 것이다. 우리 협상팀이 이미 한·미 FTA 효과와 무역적자 원인에 대해 조사, 분석, 평가할 것을 제안했는데 이게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면서 미국 측 요구에 당당히 대응할 것이다.”

김 장관은 인터뷰 말미에 문화일보가 13년간 지속해온 ‘1사1촌’ 운동을 일단락 짓고, 올해부터 더욱 발전시킨 ‘도농상생 2017’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대해 “소상히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도농상생 캠페인은 정부와 민간 기관이 농촌 마을과 함께하는 다양한 도농교류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농촌의 활력 증진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에게도 농촌에서 제2의 고향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 오승훈 경제산업부장 oshun@munhwa.com
정리=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mail 오승훈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오승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김영록 장관은… 농촌法 통과 앞장… “핵심문제 따지면 ‘주사행…
[ 많이 본 기사 ]
▶ “단란한 가정 꿈꿨다”… 결혼식 올렸는데 유부녀 ‘날벼락..
▶ 최시원 여동생 “개가 사람들 물어 교육받는다”…SNS 글 ..
▶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발견…
▶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사망… ‘목줄 없는 개’ 공포
▶ 금리인상 예고…‘유동성 잔치’ 끝나고 ‘긴축의 고통’ 온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결혼중개업법 위반 처벌받은 소개업체 되레 피해자들에게 위약금 소송전국 20명가량 피해…“단란한 가정 꿈꿨다 풍비박산” 법적대응 움..
mark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발견…
mark낮엔 ‘친박’ 태극기집회… 밤엔 ‘MB구속’ 촛불집회
文대통령 “신고리 5·6호기 건설 속히 재개…탈..
금리인상 예고…‘유동성 잔치’ 끝나고 ‘긴축의..
6살 조카 상습 성폭행 큰아버지… “반성도 안해..
line
special news 최시원 여동생 “개가 사람들 물어 교육받는..
슈퍼주니어 멤버 겸 배우 최시원(30)이 유명 한식당 대표가 자신의 가족 반려견에게 물린 뒤 ..

line
유네스코, 위안부 기록물 첫 심사 돌입…한·일..
日 중의원 선거 진행중… 아베 압승시 ‘개헌’ 박..
‘바른정당 통합론’ 드라이브 거는 安…당내 반..
photo_news
한고은, “왜 개 안락사 논하나” 주장했다 논란 일자 사과
photo_news
화려한 연예계의 극심한 소득격차… “대부분은 힘들다”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30) 60장 회사가 나라다 - 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구두쇠와 스님
mark남자가 지킬 10가지
topnew_title
number ‘상금왕’ 토머스, 첫 연장 우승…CJ컵 초대 ..
탈 많은 KLPGA 메이저대회…2R서 선수 10..
“서울대 ‘인권침해 가해자’ 10명 중 4명은 교..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사망… ‘목줄 없는..
사립대-교육부 입학금 폐지 합의 무산…대학..
hot_photo
손예진부터 고현정까지… ‘안방’..
hot_photo
“와인스틴 한 짓 알고 있었다…옛..
hot_photo
모교 홍보대사 맡는 손나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