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겸직 장관 출장 금지령… 文대통령, ‘김명수 살리기’ 올인

또 낙마 땐 개혁 동력 상실
‘로키’로 야당 설득 주력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지키기에 ‘올인’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통과가 임기 초 국정 개혁 작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을 때만 해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청와대가 이후 ‘로키(low-key)’로 전환해 야당을 설득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사의를 수용하고 국회에 예의를 갖춰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그 이전 인사와는 다른 차원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며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청와대는 이번 김 후보자는 어떻게 해서든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임명동의안 통과를 위해 청와대는 의원직을 겸하고 있는 장관들에게도 이번 주 국내 대기령을 내리기도 했다. 18일부터 해외 수주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출장이 예정돼 있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출국을 연기했다. 역시 이번 주 해외 출장이 예정돼 있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김이수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때는 의원 겸직 국무위원들이 모두 참석했으나 2표 차로 부결된 바 있다.

청와대는 김이수 전 후보자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사법개혁의 상징과 같이 여겨지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