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내홍… 교육부와 추후 협상 난관

재무·회계규칙 변경 놓고 이견
“국공립 확대” 여론에 기름부어

사립유치원들이 18일과 25∼29일 예고했던 집단휴업은 철회했지만, 핵심 요구사항인 재무·회계 규칙 변경 여부를 둘러싸고 교육 당국과의 협상에 난관이 예상되는 데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내부에서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교육부와 한유총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철회와 강행이 오락가락하면서 투쟁위원장을 맡았던 원장이 한유총 탈퇴를 통보하고, 투쟁위원회 소속 회원사들도 집행부 결정에 반발하는 등 내분에 휩싸이고 있어 향후 협상 과정 등에서도 난관이 예상된다.

한유총이 집단휴업 철회와 강행을 오가며 내부 의견이 심하게 충돌하면서 투쟁위원장을 맡았던 추이호 원장이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을 비판하며 투쟁위원들에게 한유총을 탈퇴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투쟁위원이었던 한 유치원장은 “집행부에서 산하기관인 투쟁위를 매도하면서 위원장이 탈퇴를 선언했고, 집단휴업을 철회한다는 지역 지회장들의 발표도 회원사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유총과 교육부와의 추후 협상도 난관이 예상된다. 한유총 집행부 관계자는 “일반 학교에 적용되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은 법인을 대상으로 된 기준인데, 사립유치원의 90%는 개인이 설립한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적용의 한계가 생기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발생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보완하자는 것으로 교육부도 이에 동의해 조만간 협의에 나설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설립자가 유치원 회계에 관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유총 내부에서도 집행부와 교육부 간 합의 내용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유치원장은 “시설 적립금을 인정하는데 합의했다고 하지만, 시설을 고치는 데에만 쓸 수 있도록 제한해 사실상 설립자의 수익 환수를 보장해 주는 것에는 아무 합의가 없는 셈”이라며 반발했다. 이번 사태가 오히려 사립유치원들이 국공립 유치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아를 둔 한 학부모는 SNS에서 “차제에 세금을 더 투입해서라도 국공립 어린이집을 대폭 확대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현재 휴업한 유치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유치원 휴업에 따른 학부모) 민원도 접수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임대환·정유진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