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FL 욕설’에 선수들 반발 확산

국가 연주때 팔짱·무릎꿇어
단체행동으로 사과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프로풋볼(NFL)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5일 오전(한국시간) 진행된 NFL 경기에서 100여 명의 선수가 국가가 연주되자 무릎을 꿇거나 팔짱을 끼는 등의 단체행동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 대한 항의의 의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인종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일어서지 않고 한쪽 무릎을 꿇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 등을 겨냥해 ‘개XX’라는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선수단은 국가가 연주될 때까지 필드에 나타나지 않았다. USA투데이는 “피츠버그 선수단은 라커룸에 머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육군 특수부대 출신인 알레한드로 빌라누에바는 홀로 경기장에 등장해 국민의례를 했다. 영국 런던에서 맞대결을 펼친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잭슨빌 재규어스 선수단은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무릎을 꿇고 팔짱을 끼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미국 인종 갈등의 심각성이 영국 국민에게도 전해지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마이애미 돌핀스 선수단은 경기 전 “우리는 캐퍼닉을 지지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몸을 풀었다. 평소 트럼프 지지자로 유명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는 “대통령의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며 “스포츠보다 더 위대한 통합은 없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