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긴장 고조>北 재래식미사일 수백기 ‘거미줄 방공망’… 낡았지만 촘촘

구소련 지대공미사일 도입
평양 등 주요 거점들 보호

최근 미국이 단독으로 북방한계선(NLL) 북쪽의 원산 앞바다 국제공역에 전개했던 B-1B 랜서 폭격기에 대해 북한이 별다른 대응 행동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방공체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부터 구소련의 재래식 방공미사일 체계를 수백 기 도입해 저·중·고고도의 중층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북한 미사일의 생존력(방공능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6·25전쟁 시 미군의 공습에 대한 피해 경험 등으로 인해 평양과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거미줄 같은 방공망을 구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방공망을 이루는 대표적인 장비는 소련제 지대공 미사일로 SA-2 179기, SA-3 133기, SA-5 38기 등이 배치돼 있다. SA-2는 교전거리 30㎞, 교전고도 3∼22㎞로 저고도 방공망을 담당하고 SA-3는 교전거리 및 교전고도 각각 15㎞, 10∼100㎞의 중고도 방공망을, SA-5는 교전거리 150㎞ 및 교전고도 20∼300㎞의 고고도 방공망을 형성한다.

특히 전방지역과 동·서부 지역에 SA-2, SA-5가 배치돼 있고 평양지역에는 SA-2 및 SA-3, 고사포 등이 집중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이 보유한 SA 계열의 미사일이 지난 1950∼1960년대 개발돼 실전 배치된 것으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보유한 요격체계인 패트리엇-2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며 “한국이나 미국 등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북한의 방공체계가 요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은 방공망 강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13년 3월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항공군과 포병부대 훈련 현장을 찾아 무인타격기 공습과 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 위원장의 현장 지도 장면에는 장갑차 차체에 지대공 미사일과 레이더 등을 탑재한 형태인 ‘자행고사로켓’이 등장한다.

보고서는 자행고사로켓에 대해 소련이 1970년대 후반 항공기 요격용으로 개발해 실전 배치한 SA-13과 외형이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SA-13은 교전거리 1∼10㎞, 교전고도 10m∼3.5㎞의 초저고도 미사일 요격체계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