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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7일(水)
현실화하는 ‘찢어진 핵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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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그동안 국내외 핵 전문가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완전 파괴’ 대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의 독설 전쟁은 핵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들의 학설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시도한 논문 중 2016년 1월 국방부 정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주간국방논단 ‘미래 한반도 전쟁 양상: 새로운 접근’이 눈길을 끌었다. 부형욱 전 안보전략연구센터 국방전략실장은 북한 전면전이란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 “북한군이 공세종말점에 도달한 이후 한미연합전력이 반격작전을 감행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김정은은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고, 이때 그는 최후의 주사위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1인 독재체제인 북한의 정책 결정 과정이 단순화돼 있어 핵무기 사용 결정이 우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인 데다 집단지도체제의 호전성은 핵무기를 통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다.

앞서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키어 리버와 다트머스대 교수 대릴 프레스도 2013년 ‘포린어페어스’ 공동기고문에서 “김정은이 허풍을 떨고 있다고 해도, 재래식 전쟁을 벌이다가 궁지에 몰리면 핵전쟁으로 순식간에 돌변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두 교수는 “전면전 발발 시 북한은 핵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북한 정권에 의한 핵 사용이 명확한 경우에도 미국은 핵을 사용할 수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논문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핵무기가 사용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국지도발을 주로 하는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면전을 사전에 억지할 국가 생존전략이 절실하다.

2013년 홍우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책 연구’는 북한이 위험감수적인 행위자라서 핵무기 사용에 따른 이득이 비용(리스크)보다 높다고 판단해 남한을 공격했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이 보복공격을 결정하기 전 본토 2차 보복 공격을 무릅쓰고 ‘굳이 핵무기를 사용해서 보복할 필요가 있을까’ 등 미국 내부에서 핵 보복에 대한 반대 여론도 분명히 고개를 들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일 북한이 평화 제의를 한다면 미국이 과연 그 제의를 뿌리치고 보복을 할까. 더 큰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으려 평화 제의를 받아들일지 망설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른바 ‘찢어진 핵우산’론이다. 그는 “한국의 핵무기가 필요한 이유는 북한의 핵 보유 의지를 꺾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개발한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을 억지하고 낮추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한·미·일이 중국을 설득, 경제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북핵 폐기에 총력을 집중하되, 실패할 경우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핵 참화를 겪은 일본은 이미 핵무장과 미사일방어체계(MD) 등 국가 생존전략 준비를 마친 상태다. 더 늦기 전에 김정은의 선의나 행운에 기대기보다 위기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한시적 핵무장’ 등 가능한 모든 자구적 생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게 국가의 책무다. csjung@munhwa.com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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