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발 문구업 골목상권 침해 논란, 서로 입장 팽팽

생활용품 판매업체로 ‘1000원숍’인 다이소가 골목 상권인 소형 문구업을 침해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문구업체들은 다이소로 피해를 보았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이소는 소형 문구업 위축은 온라인 문구 판매 증가란 소비 패턴의 변화 때문인데 심층적 분석 없이 특정 기업만을 지목해 옥죈다고 맞서고 있다.

◇“다이소 막강 자본력으로 침해, 전국 1만여 문구 자영업 위기” =12일 국회·문구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문구공업협동조합·한국 문구 유통업 협동조합·한국 문구인 협회 등 문구 관련 3개 단체는 다이소가 2~3년 전부터 문구용품에 진출하면서 영세 문구 소매업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는 이와 관련, 이동재 문구공업협동조합이사장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확인할 방침이다. 문구공업협동조합은 “다이소가 막강한 자본력을 토대로 문구 판매 비중을 35% 이상으로 늘리며 본격적인 문구 판매에 나서 전국 1만여 생활형 문구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처했다”며 “매출이 2조 원에 가깝고 전국 1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다이소가 문구 영역으로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문구소매업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포함해 초등학생용 문구 18개 품목의 낱개 판매를 제한하고 사업 축소를 권고했다. 그러나 적용 대상은 대형 마트이며 유통산업발전법 적용 대상이 아닌 다이소는 빠져 있다. 문구업계는 정부에 다이소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공동 브랜드 및 공동 간판 부착, 공동 브랜드 균일가 판매 등의 자구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문구 소매점 시장 하락은 온라인 구매 등 영향…. 다이소 지목 타당치 않아 =문구협회의 주장에 대한 다이소 측의 견해는 완전히 다르다. 문구 소매점 시장이 하락한 것은 구매 채널과 함께 2011년부터 시행한 학습 준비물 지원 제도에 따른 구매 패턴의 변화, 학령인구 감소 등이 다양하게 반영돼 있는데 유독 다이소만을 지목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구매는 2006년 1308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4713억 원으로 4배 가까이로 늘었다. 온라인 구매가 문구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논리다. 게다가 학습 준비물 지원 제도로 2011~2016년 기간에 소형 문구점 매장 수가 35% 감소하는 등 매출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대형 문구 전문 업체 매출은 오히려 1.7배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학습과 놀이 환경의 변화, 소비자 요구의 다양화 등 여러 요인까지 자리하고 있는 만큼 문구 산업의 특성과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부터 선행되어야지, 다이소 때문에 문구업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은 온당치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문구 시장이 바뀐 것은 유통 채널의 변화가 핵심 요인인데 다이소만을 공격하는 것을 두고 소비자들이 이해하겠느냐”며 “실제 문구협회 설문 조사 발표에 대한 댓글을 분석한 결과, 네티즌의 95% 이상이 문구 관련 단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