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관심兵’ 자살까지… 외려 病키우는 ‘힐링캠프’

배려병사들 집단수용 그쳐

부적응 병사 증상 놓고도
간부 36% “복무기피 목적”

군대 내 ‘도움·배려 병사(일명 관심병사)’들의 심리 치료와 부대 적응력 제고 등을 위해 마련한 힐링캠프에서 장병 자살 등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군 당국이 여전히 ‘일탈적 사건’으로 치부할 뿐 시스템 개선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게다가 군 간부들은 도움·배려 병사들의 증상을 두고 ‘복무 기피 목적이 크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이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 21사단 힐링캠프에 입소 중이던 강모 일병이 화장실 좌변기 칸 문틀에 본인의 침낭 주머니 끈을 걸고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016년 11월 입대한 강 일병은 힐링캠프로 옮겨지기 전에도 전투화 끈을 이용해 자살 시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2016년 8월에도 힐링캠프에 입소 중이던 병사가 목을 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힐링캠프는 육군본부에서 운영하는 그린캠프의 유사 개념으로, 그린캠프의 수용 인원이 제한돼 있어 일부 사단이 개별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하지만 힐링캠프는 도움·배려 병사들을 집단 수용만 할 뿐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군은 오는 2018년 10월까지 힐링캠프를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존 입소자 처리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힐링캠프 입소자는 2016년 한 해 동안만 1488명에 달했다.

한편 육군본부가 2016년 6~11월 7개 부대 간부 1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복무 부적응 병사의 증상이 어느 정도 복무 기피를 목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한 150명 중 51명(36.9%)이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자도 67명(48.6%)에 달해, 대다수 간부가 부적응 병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그린캠프가 복무 부적응 장병을 집단수용하는 격리시설이 아니라 치유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군 당국의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