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공식 거론… ‘反부패 칼날’도 강화

中 상무위원들 당대회서 강조
‘시진핑’ 黨章에 삽입 가능성

국가감찰법 제정 감찰위에 권한
‘雙規’없애고 법으로 제도화
모든 공직자 비리 감시 강화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사상’이 거론됐다.이에 따라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시진핑 사상의 공산당 당장(黨章·당헌) 명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은 쌍규(雙規) 대체 의사를 밝히고 집권 2기에도 당내 ‘반부패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19일 홍콩 밍바오(明報)와 중국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등 3명의 상무위원은 18일 저녁 일제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최고지도부의 이 같은 언급은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당장에 삽입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류윈산은 윈난(雲南)성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당이 반드시 장기적으로 견지해야 할 지도 사상이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밍바오 역시 “결국 시 주석이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본인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공산당 당장에 ‘시진핑 사상’이 명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北京)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신시대는 바로 ‘시진핑의 시대’를 말하는 것”이라며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을 일으키고,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을 부유하게 하고, 시 주석이 중국을 강대하게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시진핑의 시대’를 일컫는다”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은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집중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반부패’를 감찰개혁으로 제도화함으로써 집권 2기에도 강력하게 펼쳐나갈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18일 개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국가감찰법을 제정해 감찰위원회에 직책권한과 조사수단을 부여해 쌍규 조치를 대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쌍규는 당의 기율검사당국이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 형사 입건 전에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영장 심사나 조사기간 제한, 변호인 접견 등이 보장되지 않아 항상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돼왔다. 또 비리 혐의가 있는 비(非) 공산당원 공직자에 대해 쌍규 등 당내 기율검사 처분을 내릴 수도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국가감찰법 제정을 통해 쌍규 조치를 대체한 조사 및 구금 권한을 국가기관인 감찰위에 부여해 일률적으로 처분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반부패 제도화는 감찰체계 개혁이 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감찰위원회 설립을 결정하고 베이징, 산시(山西), 저장(浙江) 3개 지방을 감찰개혁 시범 사업지로 선정한 상태다. 시 주석은 감찰개혁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국가, 성, 시, 현에 감찰위를 설립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당 기율검사조직과 통합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공직자를 관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