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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31일(火)
‘침묵’ 주연배우 최민식-박신혜, 서로에 공(功)을 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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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완성도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출연 배우들의 호흡이다. 상대의 연기를 무시한 채 자기 역할에만 몰두하면 이야기 전개가 어색해지고, 결국 관객을 이해시키지 못한다. 11월 2일 개봉하는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은 돈과 명예, 권력 등을 거머쥔 재벌 회장이 사랑하는 약혼녀가 갑자기 죽은 후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딸이 살인범으로 몰리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딸을 지키려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3중 구조로 짜인 이 영화는 범죄수사극과 법정드라마의 형식으로 전개되다가 후반부에 의외의 반전으로 절절한 감동을 전한다. 최민식이 재벌 회장 임태산 역을 맡아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을 능란하게 풀어냈다. 또 임 회장 딸의 변호를 맡은 최희정 변호사 역의 박신혜는 최민식과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극을 이끈다. 두 사람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로에게 공(功)을 돌렸다. 최민식과 박신혜가 ‘주거니 받거니’ 서로를 치켜세운 이야기를 정리했다.


■ 최민식이 박신혜에게 “솔직함 좋아… 더 기대돼”

朴, 척하지 않고 치열하게 연기
후배들 내게 문열어줘 고마워
全캐릭터와 부딪히며 劇 끌어가


▲  최민식은 “엄청난 슬픔을 유머로 승화시키는 작품에 나를 캐스팅해 주면 이 한목숨 바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CJ E&M 제공
“박신혜 씨는 솔직해서 좋아요.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고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죠. 그런 솔직함이 더 많은 기대를 하게 합니다.”

최민식은 박신혜에 대해 “그냥 ‘척’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작품에 임하는 게 아니라 치열하게 부딪히기 위해 연기를 한다고 느껴져서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는 박신혜 외에도 이하늬, 박해준, 류준열, 이수경 등 후배 연기자들과 함께한 작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캐릭터와 일일이 다 부딪히는 경험은 이번 영화가 처음”이라며 “나는 그 친구들이 만들어준 파도에 올라타 서핑을 즐겼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후배들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지만 사실 이 영화는 최민식이 중심에 서서 모든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요정이 날아다니며 요술봉으로 툭 쳐주면 흑백이었던 캐릭터에 색이 입혀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에게 ‘최커벨(최민식과 팅커벨을 합친 말)’이라는 별명이 어떠냐고 묻자 “이 나이에 민망하다. 말도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번 영화의 원작(2014년 중국에서 개봉한 ‘침묵의 목격자’)을 본 후 각색 단계부터 참여했다. 이에 대해 그는 “확 끌리면 처음부터 매달린다. 그런 게 재미있다”며 “원작은 스릴러 요소가 강하지만 ‘침묵’은 우리 정서에 맞게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영화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쳐온 그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는 “아픔과 고통을 안은 채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며 “영화의 복잡한 구조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재밌게 느껴졌고,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한줄기로 쏟아내는 연기 이외에 다른 기대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침묵’에서의 연기는 그가 앞으로 보여줄 게 무궁무진하다는 느낌을 전한다. 그는 “그동안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이젠 작은 변주를 통해 작품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 박신혜가 최민식에게 “合 맞출수록… 氣 받았죠”

처음엔 잘해야겠단 욕심 컸지만
연기의 희로애락을 맛본 느낌
도전할만한 가치있는 역 찾고파


▲  김은숙, 박혜련, 하명희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은 그는 “제 심심한 얼굴이 장점”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기 빨리는 느낌요? 기를 받았죠.”

선배 배우 최민식과 소위 ‘맞짱’을 뜬 박신혜는 이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연기의 희로애락을 맛봤다. 1990년생인 박신혜에게 1989년에 데뷔한 ‘연기 9단’ 최민식이 어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었을 거다. 하지만 잔뜩 긴장하고 나선 촬영 현장에서 최민식은 “마음껏 놀라”며 판을 깔아줬다. 그 결과, ‘침묵’은 씨실과 날실이 엮이듯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촘촘하게 스크린을 메웠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 ‘현장이 놀이터 같았다’고 얘기하지만 제게는 마냥 놀이터가 아니었어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컸죠. 그런데 선배님과 연기 합을 맞출수록 ‘아, 내가 조금 이 상황을 즐겨도 되겠구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해주셨어요. 진짜 좋은 기운을 받았죠.”

박신혜는 극 중 살인 혐의를 받는, 재벌 회장 임태산(최민식)의 딸 미라(이수경)의 변호인 희정 역을 맡았다. 앞선 작품에서 의사, 기자 등 전문직을 자주 소화했던 박신혜는 어느덧 ‘똑 부러지는 이미지’의 대명사가 됐다. 중국과 일본 내 한류를 재점화한 ‘상속자들’과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멜로퀸’다운 이미지를 다졌던 박신혜의 재발견이다.

“예전에는 멜로와 사랑 이야기에 더 끌렸다면, 요즘은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역할을 자주 맡는 것 같아요. 제 나잇대에 맞는 역할이 주어지는 것 같아 좋아요. 전문직의 이야기여도, 그 속에는 사회 초년생의 애환 외에도 가족 이야기, 사랑 이야기까지 함께 담을 수 있어서 끌렸던 것 같아요.”

아역부터 시작해 어느덧 연기 경력 14년차인 박신혜의 연기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다. 그 덕분에 다양한 작품을 소화할 수 있었고, 이런 작품이 해외에 소개돼 아시아 전역을 돌며 팬미팅을 열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배우다. 하지만 그 역시 남성 배우 위주로 돌아가는 환경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한다.

“여배우로서 고충요? 많죠. 좋은 대본을 많이 받지만 ‘○○○의 동생’ 역이 가장 많아요. 하지만 향후에도 ‘침묵’의 희정처럼 출연 분량을 떠나 제 낯선 모습을 드러내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큰 역할을 찾고 싶어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mail 김구철 기자 / 문화부 / 부장 김구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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